[글로벌 현장] 학교급식레시피 연수단 일본을 가다

오사카 ‘선진 급식시설’ 현장에서 본 경기도 학교밥상의 건강한 미래

레시피오디션 수상자들이 일본 오사카시 파르코생활협동조합을 방문해 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를 살펴보고 있다.
레시피오디션 수상자들이 일본 오사카시 파르코생활협동조합을 방문해 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를 살펴보고 있다.
일본은 1981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 운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급식을 제공, 급식 선진지로 인정받고 있다. 

또 계란과 우유 등 각종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들을 위해 ‘알레르기 프리(free)’식단을 제공하면서 급식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맛있고 멋있고 신나는 학교 밥상을 만들기 위해 두 발 벗고 나선 ‘제2회 친환경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 수상자들이 급식 선진지 일본 오사카를 방문했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우리랑 요리랑(이영숙·조현수·김용민 이의고등학교)’ 팀과 금상 ‘연무밥상(정선아·권용희·강민주 연무초등학교)’ 팀, 은상 ‘슬로우푸드(백영선·양우심·안미희 용인강남학교)’, 동상 ‘색근(홍애령·김지애·문성이 동학중학교)·‘급식으뜸이(이영선·권윤숙·김윤성 과천고등학교)’·‘친환경급식지킴이(박수정·임미숙·신유진 미원초등학교)’ 팀으로 구성된 연수단은 1월 10일부터 13일 3박4일간 일본 급식의 생생한 현장을 체험하며 경기도 급식 발전을 도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사카가스 hug+뮤지엄을 방문한 일행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사카가스 hug+뮤지엄을 방문한 일행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선진 기술 적용된 최첨단 급식시설
선진기술로 만들어진 급식시설을 체험하기 위해 연수단은 오사카 hu+g(human+gas)뮤지엄을 찾았다. 한국전력공사와 비슷한 조직인 오사카가스공사가 운영 중인 이곳은 식생활과 관련된 모든 주방기구를 체험할 수 있는 그야말로 주방기구 박물관이다. 

 

연수단이 찾은 곳은 5층에 마련된 학교급식시설 전시장. 밥솥부터 찜기, 냄비, 오븐 등 급식장에서 사용되는 대형 주방기구들이 연수단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중에서도 불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뜨거운 열기가 사용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만들어진 기구들이 소개되자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급식을 만들고자 급식장에서는 쉬지 않고 불을 사용하며 한겨울에도 땀을 흘리며 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뜨거운 국을 펄펄 끓여 냄비 표면이 150도까지 올라도 손으로 만졌을 때 뜨겁지 않도록 하는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정선아 연무초 영양교사는 “한국에도 비슷한 기구들이 사용되고는 있지만 아직 열기에서 100% 벗어나지는 못했다”면서 “조리사 선생님들이 매일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어해 하루빨리 선진 기구들이 도입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사카부 히라카타시 제1공동조리시설에서 조리사들이 급식을 준비하고 있다.
오사카부 히라카타시 제1공동조리시설에서 조리사들이 급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형냄비 하단에 배수구를 제작해 물이 사방으로 튀지 않고 세척하도록 만든 기술 등도 인기를 끌었다. 

 

이영숙 이의고 영양교사는 “일본은 우리 학교 급식 시설의 최종 바람인 조리장내 드라이시스템이 가능하도록 급식기구 제작에 세심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며 “한국 급식시설에도 더 많은 발전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음식 체험으로 다양한 급식 메뉴 구상
연수단은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들을 직접 조리해보며 한국 학교 급식에 접목할 방안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오사카시에 위치한 ‘인스턴트 라멘 발명 기념관’.

 

일본에서 라면은 단순한 인스턴트식품이 아닌 육수를 제조하는 것부터 면을 뽑아내는 과정까지 정성이 깃들면서 훌륭한 한 끼 식사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연수단은 20여 분에 걸친 일본라멘 만들기 체험을 통해 새로운 급식 메뉴를 개발하는 시간을 보냈다. 

 

동학중학교 학생인 딸과 함께 레시피 오디션에 출전한 학부모 김지애씨는 “라면이 급식 메뉴로 나온다면 아이들의 건강을 우려해 반대가 심할 것 같은데 이렇게 건강하게 만들어진 라면이라면 학생과 학부모 모두 좋아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토 ‘야츠하시얀 샤나리’를 방문해 콩물이 한 모의 두부가 되는 과정을 체험해 본 연수단은 한국 두부와 맛의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이색 소스 등 다른 조리법을 통해 색다른 음식을 만들어내는 것을 지켜보며 급식 메뉴 개발에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야츠하시얀 샤나리 관계자는 “두부는 영양이 듬뿍 담긴 식재료인 만큼 한국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급식에 더 많이 응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스턴트 라멘박물관에서 연수단이 라멘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인스턴트 라멘박물관에서 연수단이 라멘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연수단이 교토를 방문해 일본 전통 두부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연수단이 교토를 방문해 일본 전통 두부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다.
다양한 인스턴트라멘이 오사카 인스턴트 라멘박물관에 진열돼 있다
다양한 인스턴트라멘이 오사카 인스턴트 라멘박물관에 진열돼 있다

글·사진_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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