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과태료 낼 돈 없어 안찾고 압류도 많아
견인보관소 수개월 미반환 방치 차량들로 미어터져
지자체 수백여대씩… 개인소유물 매각·폐차도 어려워
1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견인보관소는 불법 주정차 등으로 견인돼 온 차량들이 가득 차 있었다. 일부 차량은 먼지가 쌓여 있는가 하면 사고 흔적으로 흉물스럽게 찌그러진 차도 있었다. 번호판이 떨어진 차량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대다수는 한 달 이상 주인이 견인된 차를 찾으러 오지 않은 장기 미반환 방치차량이었다.
방치차량들이 수개월째 주차면을 차지하면서 견인차량을 비롯한 업무차들조차 주차공간이 없어 이중주차를 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견인보관소 관계자는 “차를 찾아가라고 전화를 해도 안 받고, 전화를 받더라도 과태료 낼 돈이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차적 조회를 해보면 압류된 차량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일반 차들이 주차돼야 할 공영주차장까지 방치차량들이 차지, 시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영통공영주차장 지하 1층 한 구역에는 방치차량 30여 대가 주차돼 있었다. 차량 주변에는 접근금지 줄까지 쳐진 상태였다.
기존 견인보관소 주차면 부족으로 장기 방치차량 중 절반가량을 공영주차장으로 옮겨 보관 중이기 때문이다. 주민 최승봉씨(31)는 “찌그러지고 먼지까지 쌓인 차들이 우르르 세워져 있으니 보기 안 좋다”면서 “차들이 몰릴 때는 주차 공간이 부족해 불편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다른 시ㆍ군도 사정은 비슷해 화성시의 경우 지난해 시내 곳곳에 방치된 차량 수만 960대에 달했으나 여러 행정상의 이유로 견인보관소로 차량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부천시 또한 시내 곳곳에 300~400대 정도의 방치차량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주차공간 협소 등의 문제로 견인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방치차량이 증가하는 것은 차주들이 과태료 미납, 차량 압류 등 경제적인 이유로 차량을 되찾아갈 방법이 없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방치차량은 각 지자체에서 보관하다 폐차ㆍ매각 등을 해야 하지만, 절차상의 문제 등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태다. 수원시 관계자는 “방치차량은 개인 소유물이기 때문에 폐차나 매각을 할 경우 거쳐야 할 과정들이 많다”면서 “각 구청과 협의해 최대한 빨리 처리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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