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계열사별로 자율경영을 도입(본보 3월1일자 8면)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의 역할이 부상할 전망이다.
삼성 전자ㆍ물산ㆍ생명 등 3개 주력계열사 중심 경영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위상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무실을 삼성전자 수원 본사에 둘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16개 상장사를 비롯해 59개의 계열사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계열사 간 조정기능을 아예 없애기는 어렵다는 전언이다.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는 대안은 삼성전자와 물산ㆍ생명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3각(角) 체제’ 안이다.
삼성전자가 정보기술(IT) 관련 계열사를 아울러 기획ㆍ조정업무를 담당하고, 삼성생명이 금융 계열사들을 통솔하는 맏형 노릇을, 삼성물산은 바이오ㆍ중공업 등 동종 계열사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서도 삼성전자는 삼성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삼성그룹 전체 매출(272조 원) 중 삼성전자(135조 원)가 절반(49.7%)을 차지한다. 전체 직원 수에서도 삼성전자가 9만 5천여 명(37.5%)으로 계열사 중 가장 많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 전자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도 절대적이다.
해외에서는 ‘삼성’(SAMSUNG)이라 하면 삼성전자로 통한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모두 삼성전자 소속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도 선임된 상태다. 따라서 계열 사중에서 그룹 총수와 관련된 현안은 삼성전자가 챙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이 부회장의 거점 사무실도 삼성전자 수원 본사가 될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자율경영을 도입하기로 발표됐을 뿐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계열사별로 맡은 바 임무에 따라 충실히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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