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vs 태극기… 두동강 난 대한민국

서울 도심 탄핵 찬반집회… 청와대·헌재 방면 행진 세대결

▲ 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 탄핵 반대 집회(아래)와 탄핵을 찬성하는 ‘탄핵인용 만세!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서울 사진공동취재단
▲ 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 탄핵 반대 집회(아래)와 탄핵을 찬성하는 ‘탄핵인용 만세!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서울 사진공동취재단
98주년 3ㆍ1절인 1일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집회가 대규모로 열렸다.

 

국정농단 사태 특별검사팀 수사가 전날 종료됐고, 헌법재판소가 13일 이전에 탄핵심판을 선고할 것으로 예상돼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도심 일대에서 ‘제15차 태극기 집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1919년 3월 1일 선열들이 일제의 폭압에 맞서 태극기를 들었 듯 자신들도 ‘정의와 진실’을 위해 태극기를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집회가 끝나고 청와대와 헌재 방면 등 5개 경로로 행진을 벌였다. 태극기 집회에서 청와대 방면 행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기국 측은 당일 집회에 ‘최소 500만 명, 최대 70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평우(72) 변호사는 이날 집회에서 “이렇게 많은 태극기가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박 대통령은 무죄이며 억울한 유폐 생활에서 풀려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어둠이 내리면 복면을 쓰고 박 대통령을 저주하는 어둠의 자식들”이라며 “태극기는 흔들지 않고 붉은기만 흔든다”고 비난했다.

 

반면,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 여론을 등에 업고 이뤄진 만큼 헌재가 이를 수용해 탄핵을 인용하는 것이 마땅하며, 탄핵 인용 후 박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으로 엄정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퇴진행동은 본 집회를 마치고, 전날 법원 결정에 따라 정부서울청사 사거리부터 청와대 남쪽 100m 지점까지 행진운동을 했다.

 

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98년전, 우리 선조들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거부하고 자주독립을 되찾고자 분연히 일어섰고 일제의 총칼에 태극기를 들고 맞섰다”며 탄핵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오늘 국민과 함께 촛불광장에서 순국선열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며 박 대통령의 탄핵을 소리 높여 외치자”라면서 “태극기의 숭고한 의미가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거부하는 세력들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양측이 충돌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날 집회 현장에 경비병력 202개 중대(약 1만6천 명)와 차벽을 투입, 양측 분리와 질서 유지에 주력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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