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한라·동부증권·숭실대… 여성차별 27곳 ‘망신살’

대기업·공공기관 등 첫 공개 여성 고용 기피하다 ‘불명예’
개선조치 받고도 이행 안해 경기지역 3곳도 명단에 올라

여성 근로자 고용을 기피하다가 정부로부터 개선조치를 받았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기업 27곳의 명단이 최초로 공개됐다. 경기도 소재 기업 3곳도 포함돼 ‘유리천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고용노동부는 2일 여성 근로자비율 및 여성 관리자비율이 저조하고 개선노력이 현저히 미흡한 26개 기업, 1개 공공기관 등 27곳을 ‘고용개선조치제도(AA제도)’ 위반 사업장으로 선정, 명단을 공표했다.

 

지난 2006년 도입된 AA제도는 공공기관과 500명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여성고용기준을 충족하도록 유도, 고용평등을 촉진하는 제도다. 이번 명단에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대상 사업장 가운데 3년 연속 여성고용기준(업종ㆍ규모별 평균 여성고용비율의 70%)에 미달하고, 이행촉구를 받고도 조치가 없던 곳들이 포함됐다.

 

경기도내에서는 총 3곳이 명단에 올랐다. 과천 소재 건설 엔지니어링 전문업체 ㈜삼안은 전체 근로자 858명 가운데 여성 직원이 70명(8.2%)에 불과, 여성고용 기준율(9.8%)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32명의 관리자 가운데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안양 소재 건설관리 등 사업시설 관리 업체 대영종합관리㈜의 경우 여성근로자 비율은 기준율을 넘었으나, 여성관리자는 ‘0’명이었다. 성남에 있는 현대오트론㈜는 전체 근로자(585명) 중 여성이 46명(7.9%)에 그쳐 기준율(26.3%)에 크게 모자랐다. 마찬가지로 관리자 직급에서 여성은 전무했다.

 

이와 함께 금호타이어, 한라, 메리츠증권, 동부증권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과 숭실대학교, 대한장애인체육회 등이 명단에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27곳 가운데 업종별로는 사업지원서비스업이 6개소(22.2%)로 가장 많았고, 의료용 물질 등 화학공업ㆍ종합건설업ㆍ사업시설관리 업종이 각각 3곳으로 뒤를 이었다.

 

고용부는 해당 사업장의 명칭과 주소, 사업주 성명 등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6개월간 게시할 예정이다. 문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의 실질적 효과를 높이고자 명단공표제도를 도입, 이번에 최초로 공개하게 됐다”며 “대기업, 공공기관 등 대규모 사업장들이 고용상 남녀 차별 해소와 일ㆍ가정 양립 확산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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