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환승역 화장실 태부족… “볼일 급한데” 우왕좌왕

도시鐵 환승 8곳 중 4곳 공중화장실 ‘0곳’
나머지 2곳은 동선 불편… 이용하기 곤란
경전철은 설치 강제규정도 없어 대책 시급

인천 도시철도 주요 환승역사에 공중화장실이 부족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하철의 공공성과 이용객 편의를 위해 화장실 설치 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인천교통공사와 인천경실련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도시철도 환승역 8곳 중 인천시청(인천1호선-인천2호선), 부평(인천1호선-서울지하철1호선), 주안(인천2호선-서울1호선), 인천(서울1호선-수인선) 등 4곳의 환승역사에 공중화장실이 없다. 또 부평구청(인천1호선-서울7호선), 검암(인천2호선-공항철도) 등 2곳은 동선이 불편해 이용하기 곤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문제는 국토교통부의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지침’에 공공화장실의 개찰구 안쪽 설치가 의무화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량전철의 경우 화장실을 ‘필요에 의해’ 설치하도록 규정해 강제성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천지하철 환승역에서 화장실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용객들은 개찰구에서 요금을 정산하거나 승무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환승구역 밖으로 나와야 한다. 이용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요금정산에 따른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지각을 감수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특히 부평역 10만, 주안역 8만 등 대부분 환승역사가 일 단위 이용객이 수만에 달해, 설계변경 등을 통해 화장실 확충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익제보자 안호철씨(60·건축시공기술사)는 “지하철공사를 발주할 때 설계와 시공을 한꺼번에 하다보니 시공사가 공사비 절감을 위해 화장실을 누락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용이 불편한 환승역사에 대한 화장실 확충은 물론, 현재 설계 중인 역사들도 공중화장실이 제대로 설치될 수 있도록 설계지침 등 정책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화장실 미비로 불편한 점이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고, 재정상 추가 설치가 어려워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경실련은 이날 이 같은 제보를 바탕으로 공익적 정책대안을 만들어 정부와 인천시 등에 제안할 예정이다.

 

박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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