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 ‘롤모델’ 보면 소신·정책방향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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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 정국이 가시화된 가운데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의 롤모델(닮고 싶은 본보기가 되는 대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 주자들이 닮고 싶어 하는 롤모델을 통해 이들의 정치적 방향과 각오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각 대선주자 측에 따르면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미국의 32대 대통령으로 4선을 역임한 프랭클린 루즈벨트를 롤모델로 꼽는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강력한 내각을 구성하고 정부의 경제 개입을 강화, 대규모 공공사업을 추진하는 이른바 ‘뉴딜 정책’으로 미국의 경제대공황을 극복한 인물이다.

 

문 전 대표 역시 공공일자리 81만 개 창출, 적극적인 재벌 규제와 복지정책 등 ‘큰 정부’를 주장하고 있어 프랭클린 대통령의 정치관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롤모델은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이다.

안 지사는 지난달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화와 소통의 능력, 그리고 이를 통해 문제를 풀고자 하는 오바마의 리더십은 국민 모두가 부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48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편안한 이미지와 함께 9년 전 미국 대선에서 당시 ‘대세’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경선에서 이기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대통령이 됐다. 젊고 편안한 이미지로 현재 대세론인 문 전 대표를 이겨내겠다는 안 지사의 의지가 담겨 있다.

 

직설적인 화법으로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미국의 민주당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자서전이나 언론매체 인터뷰 등에서 한국의 버니 샌더스가 되고 싶다고 밝힌 이 시장은 버니 샌더스가 기득권에 대항해 적극적인 개혁정책을 제시한 것처럼 자신도 서민들을 위한 정책으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국민의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세종대왕과 다산 정약용 선생이 롤모델이다. 애민정신을 강조한 세종대왕처럼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겠다는 손 전 지사는 지난 2012년 18대 대선 당시 광화문 세종대왕상 밑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또한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였던 전남 강진에서 2년2개월 간 칩거생활을 했던 손 전 지사는 정약용 선생의 개혁정신을 받들어 나라를 구하겠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실용주의 사상을 중심으로 과감한 개혁을 통해 중국의 미래를 설계한 덩샤오핑 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꼽았다.

 

지난해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덩샤오핑이 중국의 30년 뒤, 50년 뒤를 그린 것처럼 우리 국회는 미래 한국의 모습을 그려내야 한다”며 존경심을 드러낸 바 있는 안 전 대표는 국가 전반을 개혁해 4차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는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을 본받고 싶어 한다. 이는 남 지사의 정치 방향인 ‘연정’과 관계가 깊다.

 

남 지사는 지난 2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링컨은 자신보다 뛰어난 법무, 국무장관을 모셔와 ‘팀오브라이벌스’를 만들어 미국을 통합했다”면서 자신 역시 부족함을 인정하고 뛰어난 사람을 내각으로 데려와 함께 결정하고 권력을 나누겠다는 연정 의지를 드러냈다.

 

유승민 의원은 국민의당 손 전 지사처럼 다산을 꼽는다. 유 의원은 지난달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민초들의 고통을 느끼고 당시 후기 백성들의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 실용적인 개혁에 평생을 몸바쳤다”며 다산 정약용 선생에 대한 존경심을 피력했다.

 

김재민·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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