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차별 ‘사드 보복’ 인천 관광업계 직격탄

코우천·아오란그룹 등 포상관광단 줄줄이 방한 취소
6월 톈진發 크루즈 운항도 취소… 매출 반토막 우려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추진 보복으로 인천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중국기업의 포상관광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벌써부터 큰 손실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발 크루즈 취소사태도 잇따라 올해 인천항을 찾는 크루즈 여객선도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5일 시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7일부터 21일까지 인천을 방문해 기업회의와 포상관광에 나서기로 한 중국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인 코우천그룹은 최근 돌연 방한계획을 취소했다. 또 중국 의료기기업체인 유더그룹 임직원 1만2천여명의 포상관광도 최근 한차례 연기된 끝에 다음달 방문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중국 광저우시 아오란그룹 임직원 방문을 계기로 상승세를 탄 인천지역 중국 포상관광 유치전략이 대대적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해 3월 28일 6천여 명의 임직원이 차례대로 입국해 인천 곳곳에서 일정을 소화하며 ‘월미도 치맥파티’ 등 숱한 화재를 뿌린 아오란그룹은 당초 시와 2018년까지 인천 방문행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불과 1년만인 현재는 재방문 일정 협의조차 진행되지 않을 정도로 냉랭한 관계로 돌변했다.

 

이는 중국 당국의 한국 관광상품을 더이상 팔지 말라는 암묵적 지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대형 여행사인 씨트립을 통해 한국 관광상품을 구매한 중국인 관광객 100여 명 정도가 지난 2일 이후 여행일정을 취소하는 등 중국 당국의 관광분야 압박과 규제수위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루즈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인천항을 방문한 크루즈 관광객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 기항 크루즈선은 지난해 총 62항차로, 16만5천88명이 방문했으나, 올해는 44항차 9만명으로, 관광객이 45.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거의 반 토막 난 크루즈 기항 차수 중 중국발 크루즈가 30차례로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오는 6월 중국 톈진에서 관광객 4천200명을 태우고 인천을 찾을 예정이던 대형 크루즈가 최근 운항을 취소하는 등 중국발 크루즈 기항 취소사태가 벌써부터 예상된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 인천시는 중국과 동남아지역에 인천을 알리기 위한 자체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시는 지난 2015년 개설한 중국 웨이보(Weibo) 인천 체널 활성화를 목표로 한국 거주 중국인 15명을 2기 기자단으로 위촉했다. 시는 15명의 중국인 기자단들과 개인·그룹별 취재 주제를 부여, 인천 곳곳의 볼거리, 먹거리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사를 작성해 시가 운영하는 공식 웨이보와 블로그에 게제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중국의 대대적인 한국관광 금지조치는 지자체 차원에서 대책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국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일요 시사프로에 출연해 “최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 중국의 사드 보복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양광범·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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