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관광단 방한 취소·연기… 크루즈 방문도 반토막 우려

6월 개장 의정부 ‘아일랜드캐슬’ 타격 불가피
“중국 가기 겁난다”… 유학·출장도 전전긍긍

중국인 발길 끊긴 면세점 우리나라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보복이 정치, 경제 등 전분야에 걸쳐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5일 수원시내 한 면세점이 손님이 거의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배치 결정이후 면세점을 찾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크게 줄었다”라고 말했다. 김시범기자
중국인 발길 끊긴 면세점 우리나라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보복이 정치, 경제 등 전분야에 걸쳐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5일 수원시내 한 면세점이 손님이 거의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배치 결정이후 면세점을 찾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크게 줄었다”라고 말했다. 김시범기자
중국이 우리나라의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에 나선 가운데 경기ㆍ인천지역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중국 유학 및 기업체 출장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중국발 크루즈 취소사태도 잇따라 올해 인천항을 찾는 크루즈 여객선도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5일 도내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수원 소재 여행사 A투어에는 지난 주말 동안 100여 통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대부분 중국 현지 상황 또는 안전 여부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몇몇 고객들은 ‘중국 가기 겁난다’, ‘중국인들과 만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등을 묻기도 했다. 

A투어 관계자는 “아직 직접적인 취소나 환불 요구는 없었지만, 중국 여행에 대해 걱정하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와 함께 오는 6월 문을 열 예정인 의정부 복합 리조트 ‘아일랜드 캐슬’에도 타격이 우려된다. 의정부 아일랜드 캐슬을 인수한 액티스 한국 측은 사드 문제가 불거지던 지난 3일 의정부시와 가지려던 미팅을 취소하고, 홍콩 본사와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일랜드 캐슬 개장 시 객실의 85% 이상을 ‘유커(중국 관광객)’로 채우기로 계약한 국내 관광대행사 LIS 또한 비상이 걸렸다.

콘도 531실ㆍ호텔 101실인 아일랜드 캐슬의 국내 수요는 10% 내외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 중국이 한국관광을 금지해 유커가 오지 않으면 객실 운영이 어렵고 경영손실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측이 유커 20% 축소 이야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될지는 몰랐다”며 “현재로선 뾰쪽한 대안이 없다. 6일 액티스 한국 대표와 협의를 해봐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방향을 잡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음달 17일부터 21일까지 인천을 방문해 기업회의와 포상관광에 나서기로 한 중국 화장품 제조ㆍ판매업체인 코우천그룹은 최근 돌연 방한계획을 취소했다. 또 중국 의료기기업체인 유더그룹 임직원 1만2천여명의 포상관광도 최근 한차례 연기된 끝에 다음달 방문도 불투명해졌다.

인천 크루즈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인천항을 방문한 크루즈 관광객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 기항 크루즈선은 지난해 총 62항차로, 16만5천88명이 방문했으나, 올해는 44항차 9만명으로, 관광객이 45.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거의 반 토막 난 크루즈 기항 차수 중 중국발 크루즈가 30차례로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오는 6월 중국 톈진에서 관광객 4천200명을 태우고 인천을 찾을 예정이던 대형 크루즈가 최근 운항을 취소하는 등 중국발 크루즈 기항 취소사태가 벌써부터 예상된다.

 

‘中 칭다오맥주’ 불매 움직임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수입맥주 시장 1위로 오른 중국 칭다오맥주가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갈등 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中 칭다오맥주’ 불매 움직임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수입맥주 시장 1위로 오른 중국 칭다오맥주가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갈등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유학이나 출장을 생각하던 대학생ㆍ기업체들도 사드 문제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대학원생 C씨(30)는 “국내에서 한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박사는 중국으로 가서 공부하려 했는데 사드 문제로 머리가 아프다”며 “1학기 정도 손해를 보더라도 대만으로 유학을 가는 것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답답해했다. 실제 이날 회원 수 23만 명의 중국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글이 수십여 개씩 올라오는 등 유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또 판교테크노밸리 소재 게임업체 B사는 오는 20~31일 2주 동안 중국 출장을 계획했으나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모바일게임 발매 전 진행하는 심사 ‘판호’를 받기 위함이지만, 사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산 게임이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면서 국내 관련 기관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장병송 코트라(KOTRA) 중국사업단장은 “지난 주말부터 중국의 대응이 한층 강화되면서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중국 현지 분위기 등 추이를 살피면서 대응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동일ㆍ양광범ㆍ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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