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축협 송아지 경매시장 가보니… 구제역 공포 한달 만에 다시 활기 찾은 牛시장
새벽부터 전국 각지서 발길 이어져
시세 올랐지만 240마리 모두 낙찰
“한 달 만에 우시장에 나오니, 구제역으로 답답했던 마음이 이제야 조금 풀릴 것 같습니다”
8일 양평군 옥천면의 양평축협 송아지 전자 경매시장에는 개장을 한참 앞둔 이른 새벽부터 송아지를 실은 트럭들이 줄지어 들어왔다. 지난달 8일, 축산 농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구제역으로 문을 닫은 지 꼬박 한 달 만이다.
구제역이 ‘심각’에서 ‘경계’ 단계로 하향 조정된 이후 처음으로 문을 연 양평 우시장은 여주, 가평, 남양주 등에서 송아지를 팔려온 농민과 강원도 등 전국에서 소를 사러 온 이들로 분위기가 한껏 들떴다. 오랜만에 만난 이들은 한 달간 근황을 물으며 회포를 풀거나 경매 시작 전부터 좋은 송아지를 고르기 위해 우시장 구석구석을 누볐다.
송아지 3마리를 팔려고 이곳을 찾은 농민 K씨(68)는 “우시장 개장이 늦어지면서 사료비와 인건비 등 농가 부담이 커져 걱정이 많았다”며 “이제라도 우시장이 다시 문을 열어 다행”이라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모처럼 만에 열린 우시장인 만큼 경매시장에 나온 송아지 물량도 늘었다. 우시장으로 번식농가의 출하와 비육농가의 입식이 순환돼야 하는데 구제역으로 소의 적체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날 경매에는 평소보다 20마리가량 많은 수소 164마리와 암소 76마리 등 총 240마리가 출하됐다. 출하 시기가 밀린 송아지가 모두 나오면 350마리가 넘지만, 가격 폭락을 우려해 양평축협에서 물량을 조절했기 때문이다.
구제역으로 가슴앓이를 했던 농민들은 힘들었던 시간만큼 하루빨리 구제역과 AI의 공포에서 벗어나 축산업이 일어나기를 희망했다. 20년 넘게 양평에서 소를 키우는 P씨(62)는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굉장히 착잡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우시장이 다시 열려 다행”이라며 “다시는 이런 구제역이 반복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윤철수 양평축협조합장은 “구제역으로 축산농가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렇게 개장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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