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도 못하는 대기업 ‘롯데건설’

주상복합단지 건설중 도로 침하, 애꿎은 중기에 공동책임 물어
용인 수지구가 보수 명령내리자 “열배관 매설한 중기도 책임” 전가
난방공사 “롯데 터파기후 침하” 롯데 “수평변위 영향 근거없다”

▲ 롯데건설이 아파트를 건설하다 발생한 도로 침하현상 문제를 중소기업에 공동책임을 묻는 등 대기업의 횡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공사현장 인근 도로 곳곳이 꺼지고 금이 가 있다. 오승현기자
▲ 롯데건설이 아파트를 건설하다 발생한 도로 침하현상 문제를 중소기업에 공동책임을 묻는 등 대기업의 횡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공사현장 인근 도로 곳곳이 꺼지고 금이 가 있다. 오승현기자
지난해 전국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에서 8위를 기록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 롯데건설이 주상복합단지 건설로 인근 도로가 침하되자 수개월 전 열배관 매설공사를 진행한 중소업체에 책임을 전가해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용인시와 롯데건설 등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23번지 일대 6만4천여㎡ 부지에 주상복합단지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을 조성 중이다. 지하 6층~지상 34층에 아파트 2천356가구ㆍ오피스텔 375실 규모로 지어지는 이 단지는 지난 2015년 11월 착공해 오는 2019년 6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사부지와 맞닿아 있는 43번 국도(포은대로)에 지난해 12월부터 균열과 아스팔트 꺼짐 현상 등이 발생해 이곳을 오가는 차량들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지난 10일 도로를 살펴보니 3차선 중 중간 차선은 한눈에 침하 상태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움푹 들어가 있었다. 

또 도로 갓길은 아스팔트와 시멘트 사이가 1~3㎝ 가량 벌어져,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곡예운전을 하고 있었다. 언제라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은 불안한 모습이었다. 이에 성복동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수지구청은 올해 1월 초 롯데건설 측에 도로 보수를 명령했다.

 

그러나 롯데건설이 보수공사에 드는 7천만~1억 원 중 일부를 애꿎은 중소업체에 부담하라고 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용인지사의 협력업체인 S기공이 지난 2015년 10월께 실시한 열배관 매설공사가 지반 침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지역난방공사는 토목전문기술자문회에 의뢰, S기공의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지반 침하 검토의견서를 받아 수지구청에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롯데건설이 설치한 역 L자형 옹벽이 설계 당시 토류벽 배면에 없었기 때문에 그만큼의 상재하중 추가로 수평변위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용인지사 관계자는 “공사를 마친 뒤 몇 개월 동안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 롯데건설의 터파기 공사 이후 침하가 시작됐다”며 “매설공사가 영향을 미쳤다면 진작부터 침하가 시작됐어야 정상이기 때문에 보수공사 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측은 “사업과 관련된 부분은 개별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새롭게 설치한 옹벽이 수평변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사실근거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지난 11일 뒤늦게 도로 절삭작업 및 가포장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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