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장치 고장 승객들 발만동동
공항鐵 운행도 중단 출국 차질
인천국제공항역으로 향하던 KTX 열차가 영종대교 한가운데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해 열차와 공항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1일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1분께 대전발 KTX 열차가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위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인천공항을 불과 16km 남긴 지점이었다.
열차가 35m 높이의 다리 위에서 갑자기 멈춰서는 바람에, 승객 57명은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지도 못하고 두려움과 초초함에 발만 동동 굴렀다.
이 열차는 갑자기 제동장치가 작동해 멈춰 섰으며, 기관사가 코레일 관제실의 기술 지원을 받아 차량을 움직이려 했지만 구동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는 사고 발생 후 1시간 17분 만인 오전 9시 8분께 후진기능이 작동해 인천시 서구 검암역 승차장으로 이동했다. 이 사고로 서울역∼인천공항역 전 구간의 공항철도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가 사고 1시간 40여분 만에 운행을 재개했다.
공항철도 열차와 KTX 열차는 인천공항역에서 서울역까지 상·하행 각 1개 선로를 함께 이용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KTX 열차 승객 57명 중 16명이 인천공항에서 예약한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공항철도 승객은 “즐겁게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비행기를 놓쳤다”며 “지금 인천공항에서 화난 마음을 계속 억누르면서 앉아있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검암역으로 옮긴 사고 열차 탓에 시간대별 공항철도 운행도 연이어 지연되면서 비행기를 놓친 승객은 훨씬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과 공항철도는 이날 열차 지연으로 비행기를 놓쳤다는 항의전화가 빗발쳤지만, 정확한 실제 피해고객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절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코레일은 천재지변 이외의 사유로 열차가 지연 운행하면 요금의 일정액을 보상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열차 지연에 따른 2차 피해에 대한 보상규정은 명확치 않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다만, 이용객들의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지연보상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고장으로 열차가 지연되면서 비행기를 놓치지 않도록 행신역에서 인천공항역까지 연계 버스와 택시로 긴급 수송했다”며 “이 같은 조치에도 비행기를 놓친 고객에게는 숙박비와 교통비 등을 보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영수ㆍ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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