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론통합으로 성숙한 민주의식 보여주자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인용하는 탄핵심판을 지난 10일 최종 선고를 함으로써 한국 헌정 사상 역사적인 사건을 마무리하였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을 제대로 수호하지 못한 불명예를 지닌 대통령으로서 역사에 기록됨과 동시에 파면되어 자연인으로 돌아가 준엄한 법에 심판을 받게 되었다.

지난 3개월 동안 탄핵정국으로 인하여 국민들이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국정은 마비되었고 경제는 더욱 침체되고 또한 국민들은 탄핵 찬성과 반대로 분열되어 극심한 갈등현상을 나타냈다. 특히 탄핵 인용 여부를 둘러싸고 소위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가 대규모로 개최됨으로써 해방 이후 최대의 국론분열 현상이 나타나 국민적 우려가 극에 달하였다.

헌법재판소 8명의 재판관들은 지난 3개월 동안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여 최종 탄핵심판을 선고하였다. 재판관들이 비록 법과 양심에 의하여 재판을 진행한다고 해도 인간으로서 갖는 고통은 상당하였을 것이다. 또한 탄핵 인용 여부에 대한 찬반의 견해가 다소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관들은 전원합의에 의한 만장일치 결정을 한 것은 참으로 현명한 판결이라고 평가된다.

우리는 재판관들의 만장일치 판결의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재판관들이 탄핵에 대한 개인적 판단의 차이가 있음에도 이를 만장일치로 판결한 것은 탄핵인용으로 인한 국론분열을 최소화시켜야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혹시 있을 소수의견을 표출시킴으로써 야기될 국론분열의 소지를 최대한 막아보자는 고뇌에 찬 판결로서 이를 최대한 존중, 국론통합의 기회로 삼아야 된다.

이미 천주교주교회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한불교조계종화쟁위원회 등 종교지도자들은 호소문을 통해 헌법에 입각한 헌재의 공정한 판결을 수용하는 일은 진정한 민주주의 성숙의 출발점이라고 보면서 우리 모두 헌재의 판결을 화해와 일치의 자세로 수용할 것을 당부했다.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대학총장협회 등도 이런 호소문을 발표했고 정치권에서도 대부분의 대선 주자와 정계원로들이 헌재 판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하나 되는 성숙한 국민이 되자고 호소했다.

민주주의는 법치이며, 법치를 통해 헌재의 탄핵 심판을 조건 없이 수용함으로써 탄핵정국으로 야기된 허물어진 국가질서를 안정시킬 수 있다. 그동안 수백만이 모인 대규모 집회가 평화적으로 개최한 저력을 다시 발휘하여 새롭게 태어나는 대한민국 건설에 서로 힘을 모아야 될 것이다. 헌재의 탄핵 만장일치 판결을 계기로 국론통합을 통해 사드문제, 미국과의 통상문제, 침체된 경제 등 국가적 난제 해결을 위해 국민적 역량을 결집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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