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노동 無임금’ 하청 근로자는 서럽다

포스코건설, 평택 미군기지 이전 공사 임금 체불 방관
“부도 하도급사 대신 해결” 약속 안지켜… 6개월 못받아

평택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 중 하나인 ‘다운타운 복지시설 패키지 건설공사’ 현장 하청업체들이 6개월분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공사의 원도급사인 (주)포스코건설이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 하청업체들은 이를 믿고 공사를 재개했지만 (주)포스코건설이 돌연 밀린 임금의 40%가량만 지급하겠다고 밝혀 비난을 사고 있다.

 

13일 국방부와 (주)포스코건설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2013년부터 평택미군기지 내 다운타운으로 불리는 생활 중심지역에서 ‘복지시설 패키지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평택 팽성읍 대추리ㆍ도두리 일원(연면적 8천397㎡)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공사는 식품 매장을 비롯해 지상 1~2층 규모의 편의시설용 건축물 8동을 신축 건설하는 것으로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공사의 원도급사인 (주)포스코건설은 금호건설, 계룡건설산업, 효성, 화인종합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권을 확보한 뒤 합덕토건 등에 하도급을 줬으며 합덕토건은 다시 10여 곳의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들 10여 곳의 하청업체는 지난해 5월부터 합덕토건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0월 합덕토건이 부도 처리되면서 5월부터 10월까지 임금 약 3억 5천만 원 가량을 지급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하청업체들은 밀린 임금을 이유로 11월부터 공사를 중단, (주)포스코건설은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그동안 체불된 임금을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주)포스코건설이 체불된 임금 지급을 약속한 지 5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주)포스코건설은 지난 6일 하청업체들에게 건설공제조합을 통해 지급될 예정인 공제금(보험금, 밀린 임금의 39% 수준)만을 주겠다고 통보, 하청업체들이 분개하고 있다.

 

중장비 하청업체 A씨는 “체불임금을 해결해 주겠다던 (주)포스코건설의 말만 믿고 공사를 재개한 것”이라며 “하지만 포스코측이 이제와서 공제금만 주겠다며 방관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자재 대금을 받지 못한 B씨 역시 “체불임금을 해결해주겠다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두 차례에 걸쳐 포스코건설 홈페이지에 체불임금 지급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지만 포스코건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포스코건설 현장 책임자는 “(밀린 임금을) 해결해 주겠다 말을 한 것은 맞지만 100% 해결해 준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건설공제조합에서 나올 공제금만 지급하면 법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발주처인 국방부는 “원도급사와 근로자 사이의 문제이긴 하지만 임금이 체불된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며 “포스코건설과의 조율을 통해 조속한 조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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