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평화의 소녀상’ 철거 위기

日, 위안부 합의서 근거로 주·시 정부 압박

▲ 사진 1 - 안점순 어르신과 소녀상
▲ 안점순 어르신과 소녀상
수원 시민과 현지 교민들의 힘으로 건립된 ‘독일 평화의 소녀상’이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 정부가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공원 운영 주체는 물론 주 정부ㆍ시 정부 등을 대상으로 갖은 방해 공작과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독일 평화의 소녀상 수원시민 건립추진위원회(수원추진위)와 독일건립추진위원회(독일추진위) 등에 따르면 수원시민들의 성금 모금 등을 통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독일 레겐스부르크시 비젠트 지역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용’ 공원에 건립된 ‘독일 평화의 소녀상’을 두고 일본 측의 방해공작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주 독일 일본대사가 공원 운영 대표자인 헤리베르트 비르트 세계물재단 이사장을 찾아 압박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대사는 비르트 이사장에게 ‘2015 한일 위안부 합의서’를 들이밀며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 2 - 안점순 어르신과 소녀상
▲ 안점순 어르신과 소녀상
이 같은 사실은 현지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앞장서온 독일추진위 공동위원장 추용남 목사에 의해 전해졌다. 추 목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비르트 이사장도 충분한 사과와 보상이 이뤄졌다면 평화의 소녀상을 공원에 세워둘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면서 “일본의 집요하고 치졸한 압박이 대단하다”고 성토했다.

 

독일 평화의 소녀상은 이미 한 차례 일본의 압력에 의해 건립이 무산된 전력이 있다. 지난해 9월 수원시가 자매도시인 프라이부르크시와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대해 합의했으나, 일본 측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결국 실패했다. 

이주현 수원추진위 공동집행위원장(매원감리교회 목사)은 “일방적으로 한일 위안부 합의를 결정한 지금 우리 정부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대선 주자들이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며 “평화의 소녀상을 지킬 수 있도록 국민이 힘을 모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