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보살계의 경지와 반성

김신호 인천본사 경제부 부국장 sh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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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성문계(聲聞界), 연각계(緣覺界), 보살계(菩薩界), 불계(佛界)까지를 사성(四聖)이라 하여 이곳에 존재하는 것은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는 상태라고 한다.

 

세간 사람들에게 성문, 연각계 까지만 수행하는 것도 무척 어렵다. 이 둘은 대체로 소승교의 수행의 방식으로 깨달은 경애라고 말하는데 이승계(二乘界)라고도 부른다.

 

‘이승의 경애’란 무상(無常)의 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극복하고 불변의 진리를 구해가는 것이라 한다. 자신과 세계를 객관적으로 보고 세간 즉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것이 모두 시간과 함께 변화생멸해 간다는 무상의 진리를 자각하는데서 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상’임에도 불구하고 이 ‘무상’에 집착하려는 번뇌가 모든 괴로움의 원인이 되므로, 이 번뇌를 없애기 위한 수행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성문, 연각계의 이승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부처의 깨달음에서 보면 어디까지나 일부분이며 완전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승은 오로지 자신들의 깨달음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주려하지 않는 에고이즘(egoism)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보살(菩薩)이란 부처의 깨달음을 터득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중생이라는 뜻이다. 보살의 특징은 불계라는 최고 경애를 구해가는 구도와 함께 스스로 불도수행의 도상에서 터득한 이익을 타인에게 나누어 주는 ‘사랑의 실천’에 있다고 한다.

 

자신 보다 타인을 중히 여기며, 악은 자신에게 돌리고 선은 타인에게 주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이 ‘보살’이라고 한다. 얼마나 어려운 경지인가? 하지만 또 우리 주변에 이 같은 보살의 경지에 있는 분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작은 돈이지만 쌓이는 후원금들! 사람들의 괴로움과 슬픔에는 함께 하며, 기쁨을 나눠주는 사람! 세상은 아직 살만하지 않은가?

 

우리 같은 평범한 중생들에게는 보살계를 추구하는 것조차도 사치일지 모른다. 이 보살계의 근본인 자비(慈悲)는 에리히 포름이 ‘사랑의 기술’에서 말한 모성애와 같은 사랑일 것이다. 오늘 아침 나 자신부터 반성해 본다.

김신호 인천본사 경제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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