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국내 대출금리 상승 기름 붓나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국내 금융권의 대출금리 인상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예금 금리는 제자리거나 오히려 떨어져 금융권만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금리가 이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해 5%에 육박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금융채 5년물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2월 말 연 3.32~4.43%에서 지난 15일 3.43~4.54%로 증가했다. 보름 만에 0.1%p나 올랐다.

우리은행의 5년 고정혼합 상품도 같은 기간 3.37~4.37%에서 3.49~4.49%로 0.12%p 상승했고, KEB하나은행의 5년 고정혼합 상품도 3.36~4.68%에서 3.49~4.81%로 0.13%p 올랐다. 이처럼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에서 시장에는 3월 금리 인상분이 일부 반영됐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단행으로 대출금리 인상은 추가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제2금융권의 금리도 덩달아 상승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5.74%였지만 1월 6.09%로 0.35%p 올랐다. 상호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56%로 전월(3.48%)보다 0.08%p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도 오름세다. 일반신용대출의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말 22.39%였지만 지난 1월 말에는 22.88%로 0.49%p 상승했다.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OK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작년 말 25.77%에서 1월 25.93%로 0.16%p 올랐다.

 

다만, 이날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ㆍ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작용하는 금리가 소폭 하락하면서 전일보다 0.02~0.03%p 하락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금리가 상승할 거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대출금리 인상이 예고됐지만, 예금 금리는 오히려 뒷걸음질쳐 예금주들이 금리 인상에 따른 혜택을 누릴 가능성은 별로 없다. 1월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1.51%로 0.05%p 하락했다. 수신금리 하락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정기예금 금리는 1.47%로 0.07%p, 정기적금 금리도 1.53%로 0.01%p 각각 떨어졌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은행의 1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는 2.00%p로 전월보다 0.12%p 커졌다. 은행권은 역대 최고 수준의 순이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금리상승은 결국 은행을 포함한 금융사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양상이다. 

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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