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국민 여러분께 힘과 에너지를 전해드리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로 조기 확정된 서이라(25ㆍ화성시청)는 그동안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기대주였다.
올 해로 국가대표 3년차인 그는 국내 대회에서의 활약에 비해 유독 국제대회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 이름을 떨치지 못했다. 하지만 서이라에게 주변의 시선은 중요치 않았다. 국제대회 입상보다 힘들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 훈련에 임했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내달렸다.
끊임없는 노력 끝에 그의 스케이트 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열린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1천m 금메달, 500m와 5천m 계주서 은메달을 따내며 자신감을 끌어올렸고, 지난 1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끝난 2017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세계의 우승후보들은 물론 이정수(고양시청), 임경원(화성시청), 신다운(서울시청), 한승수(국군체육부대)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세계 1인자 자리에 올라 평창행 ‘직행권’을 거머줬다.
20일 소속팀 화성시청의 훈련장인 화성 유앤아이센터 빙상장에서 만난 서이라는 “예상치 못한 성적을 거둬 굉장히 기분도 좋지만 기쁨보다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라며 “좋은 기회를 잡은 만큼 잘 준비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서이라는 올 시즌 좋은 성적의 비결을 ‘멘탈’로 꼽았다. 주종목인 500m를 비롯해 1천m와 1천500m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주위의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훈련에 큰 도움이 됐지만 무엇보다 마음가짐을 편안히 했던 것이 좋은 성적을 거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한국체대 입학 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슬럼프를 겪었던 그는 코치들의 도움을 받아 멘탈 트레이닝으로 위기를 극복했었다. 서이라는 2016-2017시즌을 치르며 평소와 똑같이 훈련을 펼쳐왔지만 대학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마음을 다스리는데 주력했고, 부담없이 즐긴다는 편안한 마음은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이어졌다.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약 11개월의 준비 기간을 앞둔 서이라는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이다. 우선 한 시즌을 마쳤기 때문에 휴식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며 “틈틈이 보강훈련을 쌓아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4월 초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화성시청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훈련 파트너를 자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실감이 나진 않지만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4관왕을 달성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면서도 부담감 없이 최대한 즐기는 마음으로 평창의 꿈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김선태 화성시청 감독은 “서이라는 파워와 멘탈이 좋고, 최근에는 자신감도 많이 올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다관왕이 기대된다”며 “평창 ‘직행권’을 획득하며 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는 물론 중심을 잘 잡아줘 다가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화성시청 선수들이 큰 힘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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