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25일과 26일 양일간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리는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야기된 한중간 갈등 관계를 푸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유 시장은 21일 시청 기자실을 찾아 “중국 출장길에서 한국과 중국이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맺는 데 초점을 맞춰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시장은 한·중 관계가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이번 포럼에서 지방정부 단체장으로서 중국과의 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 유 시장은 한국과 미국이 수많은 논의를 거쳐 합의된 부분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때문에 중앙정부가 사드 설치를 진행하기 위해 일부 장비가 반입되고 있는 현실을 존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사드 배치로 발생되는 중국과의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포럼 기간 중국측 정·재계 인사와의 만남을 갖고, 한중간 우호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유 시장은 “한국에서는 중국과 관계를 유지하며 인적망을 잘 관리하고 있는 지방정부는 인천시”라며 “중앙정부보다는 지방정부인 시가 중국에 부담감을 덜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어 한·중간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 격화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의 초청이 취소된 가운데 한국 정부 측에서 참석하는 인사는 유 시장이 유일하다.
유 시장은 22일 중국 선전으로 출국해 경제특구를 둘러보고 인천에 본사를 둔 현지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25일부터 ‘보아오 포럼’ 에 참석한다.
보아오포럼은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다. 세계의 정·관·재계가 세계경제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이라 불리고 있다.
이번 보아오 포럼에서는 ‘아시아의 새로운 도전, 협력을 통한 개발과 안보 증진’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한편, 유 시장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에 대한 심정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프고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참담하다”며 “국가적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답했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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