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점’ 잡고 확 달라진 정대현, kt 토종 좌완 에이스 기대감

제구력 안정 찾으며 완급 조절능력도 향상…시범경기 2연승

▲ kt wiz 정대현4. kt wiz 제공
▲ kt wiz 정대현4. kt wiz 제공

‘만년 유망주’ kt wiz 정대현(26)이 프로야구 2017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확 달라진 모습으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정대현은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인 지난 15일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산뜻하게 출발한 뒤, 21일 역시 선발로 나선 두 번째 경기에서도 LG 트윈스 타자들을 6이닝 7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2연승을 거뒀다.

 

올 시즌 4선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정대현은 지난해까지도 선발로 꾸준히 기회를 얻었으나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다. 그는 2016시즌 22경기에 등판해 4승10패, 방어율 7.29의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남겼다. 높은 방어율도 문제지만 제구력 난조로 볼넷을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또다른 선발투수 주권이 지난해 134이닝을 던지며 볼넷을 44개 허용한 반면, 정대현은 91.1이닝동안 볼넷 44개를 내줬다. 정대현은 2015시즌에도 118이닝 동안 62개의 볼넷을 허용해 팀 최다 볼넷 2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러나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는 11이닝을 던지며 단 1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등 이전과는 사뭇 다른 제구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투구수도 적어지면서 보다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5이닝을 69개로 끝낸 그는 두 번째 경기에서도 6이닝동안 투구수 73개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페이스를 이어갈 경우 정규시즌에서는 7~8이닝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같은 활약에는 스프링캠프에서 쌓은 한층 발전된 완급 조절과 코너워크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정대현은 느린공(체인지업), 더 느린 공(커브) 그리고 빠른 공의 구속 차이를 잘 활용했다. 직구의 구속이 130㎞대에 그쳐도 타자들이 꼼짝하지 못한 이유다. 빠른 공을 던지지 않아도 선발투수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두산 베어스 좌완 에이스 유희관이 앞서 증명한 바 있다.

 

한편, 정대현은 유독 봄에만 반짝 활약을 보이며 시즌을 거듭할수록 한계를 노출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그는 지난해 4월 등판한 4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 3.10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남겼으나, 시즌 중반으로 향할수록 페이스가 떨어졌다. 올 시즌 반짝 활약이 아닌 팀이 원하는 좌완 에이스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완급조절과 제구력을 꾸준하게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김광호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