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백 인천 주안7동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위원장 “12년 모은 병뚜껑, 어려운 이웃 위해 쓰고파”

2005년부터 수집… 620㎏ 판매
수익·기부금 동주민센터에 전달
“좋은 일에 쓰게돼 더욱 의미 커”

▲ 이송백씨

12년 동안 모은 병뚜껑을 팔아 이웃사랑을 실천한 인천시민이 화제다. 

인천 남구 주안7동에 사는 이송백씨(67)가 주인공으로 지난 21일 주안7동 주민센터를 찾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75만 원을 맡겼다. 그는 이 지역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남구 신기시장에서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최근 12년 동안 모은 소주 병뚜껑 620kg을 팔아 받은 돈 25만 원과 별도의 기부금 50만 원을 합쳤다. 

병뚜껑을 팔아 받은 돈만 기부하기에는 금액이 너무 적다고 생각해서다. 고철 값은 ㎏당 400원으로 판매 대금으로 손에 쥔 것은 24만 8천 원이었다. 

이 위원장은 “3년 전만 해도 1kg에 1천 원씩 하던 고철 값이 최근에 폭락하면서 반 토막이 나는 바람에 기부를 위한 목돈은 만들지 못했다”면서 “어차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할 바에는 그동안 모아놓은 쌈짓돈까지 털어서 좋은 일을 하자는 생각에 적지만 보태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 위원장이 병뚜껑을 모으기 시작한 때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원 재활용을 위해 작은 실천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어느새 12년이 흘렀고 수집 창고로 활용했던 주택 옥상은 병뚜껑으로 가득 찼다. 더는 모아놓을 공간이 없자 그는 박재동 주안7동 주민자치위원장과 논의한 끝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를 하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이 위원장은 “여름에는 파리나 개미가 들끓는 와중에도 병뚜껑 모으기를 멈추지 않을 정도로 애착을 가졌다”면서 “오랜 시간 공들인 것을 생각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보단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을 돕는 일에 쓰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결정했다”면서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기쁘다”고 밝혔다.

 

이혜숙 주안7동장은 “어려운 시기에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과 나눔을 베풀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지역 사회에 이러한 나눔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 위원장의 기부금은 연말 주안7동 주민자치위원회가 개최하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장행사에 사용될 예정이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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