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붇었던 소비가 녹록지는 않지만 봄 기운을 타고 점차 살아나는 조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급락했던 소비심리가 올들어 석 달째 상승기조를 유지하며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게다가 4월 위기설에도 불구, 수출 회복 등 체감경기가 다소 나아진 데다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도 해소돼 긍정적 요인을 부채질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표한 ‘2017년 3월 경기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2로 지난달보다 0.3p 올랐다.
지난해 12월(95.0) 이후 석달째 지속적 상승세다. 앞서 11월에는 지수가 98.1이었으나 연말 불안심리가 가중되면서 한달새 급격하게 하락한바 있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주요 개별지수를 통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선인 100(2003~2016년 장기평균치)을 넘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낙관적임을, 100 아래로 떨어지면 비관적임을 나타낸다. 지수가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지만 소비심리가 회복 흐름을 탔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다.
부문별로도 대부분의 지수가 상승해 미미하지만 개선세를 나타났다. 현재와 6개월 뒤 경기인식을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CSI와 향후경기전망CSI는 각각 3p, 5p 오른 60과 77을 기록했다. 소비지출전망CSI도 106으로 전월대비 1p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이처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수출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수로 확산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정치리스크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차기 정부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많이 늘어났고, 불안정했던 정치도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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