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로치 중심으로 탄탄한 5선발 구축…관건은 꾸준함
kt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 자이언츠와의 최종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날 팀당 12경기씩 일정을 모두 마감한 2017시즌 시범경기서 kt는 7승1무3패 승률 7할로 팀 창단 후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이러한 시범경기 돌풍의 바탕에는 무엇보다 꾸준히 5이닝 이상을 책임져준 선발진의 공이 컸다.
시범경기에서 kt는 새 외국인 투수 돈 로치를 1선발로 피어밴드와 주권, 정대현, 고영표의 5인 로테이션을 시험가동했다. 시범경기 전까지 김진욱 kt 감독은 로치와 피어밴드 주권 외에 4,5선발을 확정짓지 못했다. 정대현과 고영표, 심재민, 이상화 등을 놓고 저울질 하던 김 감독은 결국 정대현과 고영표를 믿고 시범경기에 선발로 내보냈다.
한국 무대에 첫 선을 보이는 로치와 함께 물음표 투성이던 kt 선발진은 시범경기를 거듭하며 느낌표로 변해갔다. 먼저 개막전에 등판한 로치는 3경기에서 2승 무패 방어율 3.00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빠른 볼과 주무기 스플리터를 적절히 섞어가며 3경기 평균 5이닝을 소화해 김 감독이 바라던 이닝이터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유망주 정대현과 고영표의 활약도 돋보였다. 좌완 정대현은 2경기에 등판해 2승을 거두며 방어율 1.64를 기록했고, ‘잠수함 투수’ 고영표도 2경기에서 승패없이 방어율 0.90의 짠물투구를 선보였다. 둘은 특히 볼넷을 정대현이 1개, 고영표가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으며 뛰어난 제구력을 뽐내 올시즌 활약을 기대케 했다.
또다른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와 주권의 부진이 걸리지만, 경기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피어밴드는 첫 등판서 4이닝 1실점 이후 22일 LG전 두 번째 경기에서도 5이닝 1실점, 9탈삼진의 빼어난 구위를 선보였으나 6회 계투진의 방화로 방어율이 4.82까지 올라갔다.
주권의 경우 23일 넥센전에서 4이닝 15점을 내줬지만, 이는 컨디션 난조를 보인 그의 위기상황을 스스로 극복해보라는 김진욱 감독의 테스트성 배려(?) 때문으로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해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피어밴드와 주권은 올해도 본인의 몫을 충분히 해줄 선수들이다.
다만, 피어밴드와 주권을 제외하면 KBO에서 한 시즌을 온전히 선발로 뛴 선수들이 없는 것이 불안요소다. 따라서 시범경기 돌풍이 ‘반짝활약’이 되지않기 위해서는 새 시즌 저마다의 색깔을 지닌 선발진의 꾸준한 활약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광호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