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합치니 버스도 거뜬’…버스에 깔린 20대 시민들이 구조

경찰과 소방대원, 시민들이 힘을 합쳐 버스에 치인 뒤 차밑에 깔린 20대 남성을 무사히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10시25분께 부천시 소사구 소사삼거리에서 보행자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A씨(25)가 우회전을 하다 이를 미처 보지못한 마을버스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쓰러져 버스 밑에 끼어버려 옴짝달싹 못하게 됐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이 A씨를 구조하려고 했으나 버스와 바닥 사이 틈이 좁아 직접 들어갈 수도 없었고, A씨가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고 있어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부천소사경찰서 소사지구대 소속 김진규 경위가 현장 교통통제 및 지원을 요청하는 사이 원대연 경장은 의식을 잃어가는 A씨에게 계속 대화를 시도했다.

 

바로 그때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하나둘 사고 현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금세 10여 명으로 불어난 시민들은 경찰, 소방대원들과 함께 버스 앞부분을 밀기 시작했다.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버스는 서서히 뒤로 밀렸고, A씨는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안전하게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 김구열씨(21·대학생)는 “누군가가 ‘시민도 도와줘도 됩니까’라고 외치자 경찰관이 ‘도와주십시오’라고 했다”며 “나를 포함한 남성 7∼8명이 나서 버스를 밀었고, 다른 이들은 쿠션을 가지고 와 사고 피해자의 목에 받쳐 주는 등 도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면 자칫 위험할 수 있었는데, 시민들이 힘을 보태줘 A씨를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며 “버스 기사는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공식 페이스북에 시민들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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