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해 꽃게 조업 철, 불법 中어선 봉쇄하라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서해 연평어장에 불법조업 중국 어선들이 또 준동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민안전처가 불법조업 폭력 중국 어선들에 M60 기관총 등 공용화기를 사용하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자 한동안 줄어드는 기미를 보였지만 그때뿐이었다. 해적 수준의 중국 어선들이 자국의 사드 보복에 편승이라도 하듯 우리를 얕잡아 보고 또 날뛰고 있는 거다.

국내 최대 꽃게 어장인 연평해역은 산란기 꽃게 보호를 위해 해마다 4~6월과 9~11월 등 봄·가을 두 차례만 조업이 허용된다. 어민들은 지난해 가을 조업기간엔 어황(漁況)이 좋아 어획량(117만㎏)이 크게 늘었던 터여서 올봄 성어기에도 풍어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 오는 1일부터 시작되는 조업을 앞두고 어민들은 풍어제를 지내는 등 어느 때보다 활기에 차있다.

하지만 이미 떼 도둑질하는 중국 어선들이 30~50척씩 선단을 이뤄 꽃게를 남획하고 있어 어망 손질 등 출어 준비를 하고 있는 어민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의 서해상 불법조업은 그 양태가 심각하다. 과거 중국 어선들은 수 십 척이 기상 악화나 밤을 틈타 서해북방한계선(NLL)과 배타적 경제수역(EEZ)인근 해역을 침범, 백령·연평 등 어장을 이동하며 조업해왔다. 그러나 최근엔 200~800척의 대규모 선단을 구성,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남방해역의 어로한계선까지 넘나드는 등 때 없이 서해 황금어장을 유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해경의 공용화기 응징 경고 후에도 낫과 칼·쇠파이프·쇠창살 등으로 무장한 불법 중국 어선들의 횡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 어민이 설치한 각종 어구·어망을 훼손하고 저인망식 싹쓸이 불법 남획을 일삼고 있다. 이를 단속하는 우리 해경에겐 격렬하게 저항하며 반격까지 하고 도주한다.

연평도 앞바다는 서해 5도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봄·가을 성어기 6개월간 꽃게잡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어민들의 어장이 때를 가리지 않는 중국 어선들의 저인망을 이용한 불법 조업으로 꽃게뿐 아니라 다른 어족의 씨까지 말라 가도록 방관해선 안 된다.

어민들은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불법조업으로 연간 피해액이 3천~4천억원에 이를 거라고 추산하고 있다. 물론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는 불법조업 중국 어선 단속을 전담할 ‘서해5도 특별경비단’을 이달 말 창설, 단속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성어기 전부터 이미 중국 어선들의 불법 남획이 자행되고 있어 이로 인한 피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장 보호는 해양주권 수호와 직결된 만큼 중국 어선이 함부로 넘보지 못하게 경비·경계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특별 경비단 창설 때까지 기다릴 것 없이 당장 불법조업을 단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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