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높은 벽’…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또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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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지난해에도 ‘3만 달러’를 넘지 못했다. 10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장기회된 저성장 기조속에 원화 약세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국민계정 확정 및 2016년 국민계정 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7천561달러(3천198만4천 원)으로 전년도(2만7천171달러)보다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1인당 GNI는 소폭 늘었지만 결국 3만 달러 고지는 넘지 못했다.

지난 2006년(2만795달러) 처음 2만 달러를 돌파하고 나서, 10년째 3만 달러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문턱에서 주저앉은 모습이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ㆍ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수치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 국민의 생활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되며, 1인당 GNI 3만 달러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기준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잠재성장률 하락 등 성장세가 약화하면서 3만 달러 진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기에 환율도 1인당 GNI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천160.5원(매매기준 환율)으로 전년보다 2.6% 상승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화 환산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2015년보다 4.0%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1조4천110억달러로, 전년 대비 2.8%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4년을 제외하면 계속 2%대에 머물고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5%(한은 기준)에 불과하다.

 

가계소득도 제자리걸음이다.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5천632달러로 집계되며, 지난 2015년(1만5천487달러)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PGDI는 국민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으로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히는데, 그만큼 민간 소득 증가가 더뎠다는 의미다.

 

또 소비가 줄자 저축률은 급등했다. 지난해 총저축률은 35.8%로 전년보다 0.2%p 올랐다. 1999년 35.9%를 기록한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경기 부진이 길어지며 소비가 위축된 것이다. 가계순저축률은 8.1%로 2015년과 같은 수준이다. 

이밖에 국내 총투자율은 29.3%로 0.4%p 상승했다. 가장 포괄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명목GDP/실질GDPㆍ2010=100)는 1.8% 올랐다. 

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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