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6만→1만원… 설치 가정 봇물
올해 설비지원 73억 예산 이미 바닥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에 태양광 설치를 신청했는데, 이미 늦었다고 하네요. 전기를 아끼면서 올여름을 난 뒤 내년에 설치해야겠어요.”
용인 처인구에 사는 A씨(62)는 지난해 여름 평소 월 5만~7만 원에 불과하던 전기요금을 20만 원 훌쩍 넘게 내는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 A씨는 올여름 전기요금이 걱정스러워 주택마당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태양광 설치 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한 태양광 전기 설비업체에 문의했다가 에너지공단 등의 올해 태양광 주택 설비 지원사업이 이미 마감됐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또 다른 설비업체에 전화를 걸었으나, 태양광 설비를 하려고 대기하는 가정이 40곳에 육박해 올해는 시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올들어 에너지공단과 지자체가 지원에 나서면서 300만 원가량만 들이면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출 수 있는 보조금 지원사업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통상 주택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전기요금을 월 6만~7만 원에서 1만~2만 원까지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청자가 몰리면서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형편이다. 28일 에너지공단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공단은 단독주택의 태양광 설비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73억 원의 예산을 세웠으나 이미 지난 17일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 6일부터 진행한 태양광 주택 보조금 지원사업 접수에서 올해 계획한 1천800여 가구가 모두 마감된 것이다. 태양광 주택 보조금 지원사업은 일정한 자격조건(본인소유 단독주택, 연평균 350㎾ 이상 사용)을 갖춘 가정에 태양광을 설치해 절감된 전기요금 중 일부를 납부토록 하는 방식이다. 지자체 보조금 100여만 원을 추가하면 가구당 초기자금 300만~400만 원이면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다.
에너지공단 경기본부 한 관계자는 “올해 태양광을 설치하려는 가정이 크게 늘면서 보조금 신청 경쟁률이 5대1에 육박하고 있다”며 “태양광 분양의 기존 지원대상 제한을 폐지하고 보조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 지원을 확대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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