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 등 점검 예고… 학생들 반발하자 일단 취소
아주대학교 측이 생활관(기숙사) 입사생들을 상대로 정리정돈 상태 등을 점검하겠다고 예고하자, 사생활 침해를 우려한 입사생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 측은 황급히 1차 점검을 취소했지만, 소극적인 대처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29일 아주대에 따르면 아주대 생활관 입사생들로 구성된 생사모(생활관을 사랑하는 모임)는 최근 생활관 내에 호실 점검을 예고하면서 입사생들의 협조를 구하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생사모는 실질적으로 학교측의 지원을 받아 기숙사 관리를 맡고 있다.
안내문에는 ‘3월29일부터 2주 간격으로 청소 및 정리정돈 상태, 전열기구 사용 여부 등 점검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점검을 받지 못한 호실은 입사생 전체가 벌점처리를 받는다는 경고 문구도 명시돼 사실상 강제사항임을 암시했다.
점검 내용은 △책상, 침대, 옷장 정리정돈 상태 △빨래건조대 정리정돈 상태 △호실 바닥 먼지관리 △창문틀 주변 개인 물품 적재 여부 △신발 정리 상태(1인당 2켤레 이하) △전열기구 및 식료품 반입 여부 △학교 공용물품 호실 반입 여부(화장지 등) 등이었다. 경기도 내 다른 대학들이 생활관 입사 기간 일일 인원점검만 실시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부분이다.
생활관 입사생들은 이 같은 강압적인 점검 예고에 반발하고 나섰다. 입사생 중 일부만으로 구성된 생사모가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독단적으로 계획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특히 입사생들은 사적 공간인 호실 내부까지 점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입사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아주대 측은 일단 29일로 예정됐던 1차 점검을 취소하고, 점검 횟수도 월 2회에서 1회로 줄이기로 했다. 아주대 관계자는 “상쾌하고 편안한 생활관 환경조성을 위해 점검을 계획했지만, 반대하는 학생이 많아 1차 점검은 취소했다”면서 “4~6월 예정된 점검 또한 입사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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