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이웃소녀가 살인마?… 초등생 유괴 ‘토막 살해’

▲ 30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8살 여자 초등학생이 흉기에 찔린 채 시신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된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옥상내 물탱크 건물에서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 요원들이 지문채취를 하고 있다.장용준기자
▲ 30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8살 여자 초등학생이 흉기에 찔린 채 시신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된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옥상내 물탱크 건물에서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 요원들이 지문채취를 하고 있다.장용준기자
인천 연수구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A양(8)을 상대로 엽기적인 토막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토막살인 사건이란 점 이외에도 인근 지역주민들을 경악케 한 것은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가 16세 여성인 B양(17)이란 점이다.

 

범행 직후 경찰의 현장조사 결과, B양의 집 화장실에서는 A양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도 발견됐다. 하지만 집안은 어느 정도 정돈이 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져 B양이 범행 직후 흔적을 감추려 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양의 훼손된 시신이 발견된 곳은 B양의 집 내부가 아닌 아파트 옥상이었다. 경찰 수색 당시 시신은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아파트 옥상에 있는 물탱크 옆 콘크리트 바닥에 놓여 있었다. 콘크리트 구조물로 된 물탱크 건물은 바닥에서 지붕까지 사다리를 타고 약 5m를 올라가야 나온다.

 

경찰은 B양이 시신을 토막 낸 후 두 번에 걸쳐 옮긴 점으로 보아 일단 단독범행으로 파악하고 있다. B양은 범행 후 아파트를 나와 외출을 한 상태였으며, 경찰이 부모를 설득해 아파트 주변으로 B양을 오도록 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변을 당하기 직전에 공원에서 A양과 놀았던 같은 반 친구는 경찰조사에서 “친구가 엄마한테 전화를 해야 한다며 어떤 아줌마에게 다가가 휴대폰 좀 빌려 쓸 수 있느냐고 부탁을 하고 나서 그 아줌마 집으로 함께 갔던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이날 A양의 할머니(70)는 경찰과 함께 손녀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보며 오열했다. B양의 할머니는 엘리베이터 CCTV에 찍힌 손녀딸의 모습을 보며 “우리 아기 단발해서 머리핀 꽂고 맞다…우야꼬”라며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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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신의 어머니가 입회한 상태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B양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서 관계자는 30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경찰조사에서 자기가 살인을 한 사실에 대해선 일부 시인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B양은 지난해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부적응을 이유로 자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모를 통해 오랜 기간 신경정신과 치료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맞벌이를 하는 전문직 부모와 함께 비교적 부유한 가정환경 속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양 부모의 진술을 토대로 과거 정신질환이 있었는지 여부와 정신감정 조회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경찰은 단독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공범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 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피해자가 함께 아파트로 들어간 후 B양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온 사실로 비춰봤을 때 현재까지는 단독범행으로 보고 있지만, 공범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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