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자녀 마중 행렬 끔찍한 뉴스 접하고 충격 동네서 어떻게 이런 일이…
30일 오후 1시30분 10대 여성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A양(8)이 다녔던 인천 연수구 모 초등학교 정문에는 학부모 80여 명이 발을 동동 구르며 자신의 아이가 하교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전날 오후 11시께 이 학교 학부모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학년 아이가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는 정보를 얻었지만, 처음에는 설마 하는 마음에 반신반의했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에 기사가 속속들이 올라오고 새벽 뉴스에서 보도되자 불안한 마음은 현실이 됐다.
평소 1학년 아이들을 기다리는 학부모 10여 명이 있어야 할 이 학교 정문에는 1학년 학부모는 물론, 심지어 3학년 학부모마저 아이들을 마중나왔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3학년이지만, 여자아이라서 나왔다”며 “(운동장을 가로질러 서 있는 아파트를 가리키며) 저기가 그 아파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당분간 불안해서 계속 마중 나올 생각”이라며 “어떻게 우리 동네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무섭고 불안하기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학교 6학년생인 C양(12)은 “그 애(피해자) 오빠랑 친한 사이였어요. 지금은 중학생이 됐지만, 너무 잘 알던 그 오빠의 동생이 그렇게 돼서 너무 안타깝고 무서워요”라며 “우리 학교 애들 모두 이 사건을 알고 있어요. 뉴스를 통해서도 나왔고 선생님들이 수업 시작하기 전에 알려줬거든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6학년생인 D양(12)은 “선생님이 여자아이들은 여러 명 붙어서 다니라고 했어요”라며 “몰려다니는 걸 싫어하셨는데 저희도 무서워서 여럿이 모여서 집에 갈 거에요. 바로 저기 보이는 아파트가 뉴스에 나온 거기에요”라며 불안해 했다.
사건이 벌어진 아파트 단지 주민들 역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주변에 초ㆍ중ㆍ고등학교가 몰려 있고 인천에서 학군이 좋다고 소문난 단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10대 여성과 같은 라인에 사는 한 주민(42ㆍ여)은 “평소에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무서운 일을 할 아이 같지는 않았었다”며 “그냥 평범한 아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 데…”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이웃 단지에 산다는 한 주민(58ㆍ여)도 “우리 아파트에서 이런 무서운 사건이 발생했다는 게 도대체 믿기지가 않는다”며 “우리는 애들을 다 키워놨기에 망정이지 무서워서 애들을 키울 수 있겠느냐”고 한탄했다.
아파트 상가단지에서 10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평소 말수가 적었고 교복이 아닌 운동복 바지를 입고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사는 라인이 이 아파트에서 제일 넓은 평수고 아버지가 의사라는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로 부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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