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산업인력공단 경기지사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현장속으로

될성부른 ‘기술명장’ 떡잎부터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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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난은 갈수록 심화하는데 중소기업의 구인난은 여전히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못 이겨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다. 어렵게 채용을 해도 문제다. 학교 교육과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요가 맞지 않은 것.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이 추진하는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도제학교는 독일ㆍ스위스의 중등단계 직업교육 방식인 도제식 교육훈련(Dual System)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도입한 제도다.

 

고교 2학년부터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학교에서는 이론교육과 기초실습을, 기업에서는 전문가에게 현장에서 필요한 심화 기술을 배우고 익힌다.

 

학교뿐만 아니라 기업도 교육현장이 되는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를 통해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방법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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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대학·기업 전문가가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

안양 평촌공업고등학교에는 조금은 특별한 실습실이 있다. 도제실습실과 SMT실이다. 지난달 30일 찾은 도제실습실에는 컴퓨터 PCV 기판에 대한 교육이 한창이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도제학교 학습근로자들이다.

전자통신과를 중심으로 올해 도제교육 2년째를 맞이한 평촌공고는 근로기준법을 토대로 기업현장 교육과 교과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매뉴얼에 따라 고교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까지 전자통신 분야 ‘기술명장’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교육과 기업 현장의 괴리를 줄여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다. 학교가 직접 나서 아이들이 교육받고 앞으로 취업하기 적합한 기업을 물색하고, 교사가 ‘사업설명회’와 진학 설명회를 통해 기업체와 학생들을 모집한다.

 

평촌공고는 전자통신과 4개 학급이 도제학교로 운영되며 현재 안양과 의왕 등 지역 기업 72곳과 협약을 맺었다. 도제학교에 참여하는 학습근로자 수는 200명이다. 월ㆍ화는 2학년 학생들이 도제학교에 참여하며 목ㆍ금은 3학년 학생들이 참여한다. 

한국폴리텍 대학교 교수와 학교 교사, 기업 전문가가 함께 개발한 교육 과정을 바탕으로 하루 5시간씩 OJT 훈련과 2시간의 이론 교육이 진행된다. 스크린 프린터, 칩마운터, 검사기 등 SMT 장비를 실습하는 곳에서는 전자부품을 직접 생산하고 회사 등에서 사용하는 기기를 직접 체득하면서 현장 맞춤형 인재로 커 나간다.

 

그동안의 교육이 교과 과정을 바탕으로 했다면, 현장과 기업에 맞춘 교육인 셈이다. 여승기 평촌공고 교장은 “학생을 모집한 첫해에는 도제학교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 학생들의 참여가 적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별화된 교육과 시스템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이해도가 커졌다”며 “국내서도 잘 정착된다면 확실한 직업교육과 인력양성이 선순환 하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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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엔 인재, 청년은 조기 취업을… 산업 경쟁력 강화 기대

학교는 근로조건과 직무만족도, 현장 애로사항 등을 점검하며 학생이 노동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살핀다. 윤기태 평촌공고 도제교육 부장은 “학교ㆍ업체 간 협약을 맺고 계약서에 따라 하루 7시간 근무 원칙을 세워둔다”며 “담당교사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기업현장을 방문해 아이들의 교육 현황을 살펴보고, 기업과 학교, 학생과 학부모 모두의 신뢰를 바탕으로 직업교육이 진행되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 교육 원칙을 만들어 장기 투자를 이어나간다. 평촌공고 학생 8명이 학습근로자로 참여하고 있는 (주)씨엔이지에스는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기업으로 참여한 이후 학생을 미래의 자원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기술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이 학생들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NCS)를 바탕으로 전자기기 등 현장 실무에 필요한 수업을 한다.

성윤제 씨엔이지에스 경영지원실장은 “처음에 시작할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연했지만, 학생들과 솔직하게 교감하며 필요한 교육과 실습을 해나갔다”며 “전문인력을 키워내는 데 매우 만족하고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가 정착되면,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유지와 청년취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청년들이 일터에 조기 진입해 일하며 배우고 현장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능력중심 사회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최병기 한국산업인력공단 경기지사장은 “지난 2015년 특성화고 9곳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해 현재 경기지역 기업 316곳, 850여 명의 학습근로자가 참여하고 있다”며 “일학습병행제 주관기관으로서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사업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참여 기업과 학습근로자, 특성화고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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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촌공고 도제학교 학습근로자들이 씨엔이지에스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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