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괴롭혀 살해했다”… 8세 초등생 토막살해한 10대 소녀 ‘황당한 이유’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8살 여자 초등학생을 꾀어 토막살해한 10대 소녀가 자신의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 때문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A양(17) 수사에 관여해 온 경찰 관계자는 4일 “A양이 피해자인 B양(8)과 함께 자신의 아파트에 들어갔다가, 집에서 키우던 애완고양이를 B양이 괴롭혀 화를 참지 못하고 살인까지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A양은 고양이 때문에 살인을 했다는 진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엽기적인 살인을 할 만한 동기도 뚜렷치가 않고 사전에 계획된 범행이라 보기에도 석연치가 않았는데, 키우던 애완 고양이 때문에 살인을 했다면 어느 정도 범행동기가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전했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계속 “기억 안 난다”고 버텨오다 “집에 있던 컴퓨터 케이블 선으로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며 범행 일부만 실토했었다.

 

A양의 범행동기에 대해 경찰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해당사건을 수사 중인 연수경찰서 관계자는 “A양이 집에서 고양이를 키웠던 것은 맞지만, 현재는 3차 조사를 하는 과정이라 구체적인 범행동기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고양이를 괴롭혀 화를 참지 못하고 살인과 시신훼손까지 했다면 A양의 병명이 조현병이 아니라 ‘분노조절 장애’일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원형 교수는 “환자를 보고 면담을 해봐야 정확한 병명을 알겠지만, 만약 애완고양이를 괴롭혔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면 난폭운전이나 보복운전처럼 대부분은 ‘분노조절 장애’에 해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A양은 최근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병원 진단서를 통해 확인됐다. 경찰은 2015년 이후 A양의 병원 진료기록을 확인한 결과, 최근까지 주기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나 입원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한편, A양은 지난달 29일 연수구 한 공원에서 놀던 초등학교 2학년 B양(8)을 꾀어 집으로 데려와 살해 후 시신을 토막 내고 아파트 옥상 물탱크 건물 지붕 위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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