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막해변 등 4곳 1만2천㎡ 규모 서식 확인
확산 속도 빠른데다 완전 제거 어려워 골머리
외래종 생태계 파괴 식물인 ‘영국 갯끈풀’이 인천 해안가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강화 갯벌 등 생태계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영국 갯끈풀’은 확산 속도가 빠른데다 완전 제거가 어려워 인천뿐만 아나라 전국 해안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4일 인천시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서식하고 있는 ‘영국갯끈풀’은 인천 강화도의 갯벌 4곳에 1만2천㎡ 규모로 서식하고 있다.
침입 외래종인 이 풀은 영국이 원산지로 지난 2015년 인천 강화도와 전라남도 진도 등 2곳에서 처음 발견된 뒤 2016년에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특히 화도면 동막해변 인근 갯벌에는 첫 발견 2년만에 1만㎡ 규모로 이 풀이 번식했으며, 화도면 분오리 어판장에는 1천590㎡, 길상면 선두리와 동검리에도 소규모로 분포돼 있다.
강화갯벌은 인천·경기·서울 등 수도권에서 나오는 오물을 바다로 나가기 전 1차로 걸러내는 자연 생태 보호 역할을 하고 있다.
갯벌을 찾는 천연기념물 제205호인 저어새도 살고 있다. 강화군 서도면 일대 448㎢ 면적의 바다는 지난 2000년 ‘강화갯벌 및 저어새번식지’로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돼 갯벌 파괴 주범인 ‘영국 갯끈풀중’ 완전 제거가 시급한 실정이다.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고, 희귀조류 및 철새의 중간 기착지인 강화 갯벌이 파괴될 위기에 처해있다. 이 풀은 뿌리가 갯벌의 진흙과 자갈을 움켜쥐고 잡아당기며 갯벌을 딱딱하게 만든다.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갯벌이 육지로 변해 해양 생물이 살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완전 제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대대적인 ‘영국 갯끈풀’ 제거에 나서 진도는 완전히 제거했지만, 강화도에서는 제거하지 못했다.
강화도 갯벌은 수분 함량이 높은 미세지질 특성상 중장비가 들어갈 수 없어 뿌리째 제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갯벌 작업이 익숙한 강화 주민을 동원해 ‘영국갯끈풀’ 상층부를 잘라 내고 있지만 완전한 뿌리 제거는 하지 못했다.
해수부는 올해도 2억원의 예산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영국갯끈풀’ 상층부 제거에 나설 방침이지만, 뿌리까지 완전 제거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풀은 지난해 하반기 안산 시화호와 대부도까지 퍼졌다. 영국갯끈풀의 확산 속도는 6개월 사이 2배 가까이 증식한다는 외국 연구 결과가 있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강화도의 ‘영국갯끈풀’을 뿌리를 제거하려면 삽으로 최소 10㎝ 이상 뽑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라며 “완전 제거 방법을 찾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이 풀은 영국 등 외국에서 해안선 침식 방지와 매립지 조성 등을 목적으로 쓰였지만 갯벌 자체를 파괴해서 외국 정부도 감당이 되지 않아 골칫덩이로 전락한 식물이다. 중국은 ‘영국갯끈풀’이 퍼진 지역 자체를 매립해 수장시켜 버리기까지 했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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