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3수’ 손학규의 아쉬운 마무리

조직력 한계 극복 못하고 고배 “체제 교체에 모든 것 바치겠다”

▲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19대 대선 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대전•충청•세종 권역 합동 연설회에서 연설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19대 대선 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대전·충청·세종 권역 합동 연설회에서 연설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목이 터지라 외친 함성 속에 한이 서렸지만 미래를 본다. 저 손학규,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

 

국민의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후보자 선출 전국순회경선’에서 패배에 승복한 뒤 이 같이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경선에서 18.07%를 획득, 75.01%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안철수 전 대표에 패배하면서 세 번째 도전을 마무리했다. 손 전 지사의 나이가 70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다.

 

손 전 지사의 첫 도전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선 3기 경기지사였던 그는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박근혜 후보와 3파전을 벌이던 중 탈당했다. 이어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 정동영 후보와 경선을 치렀으나 패배하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5년간 절치부심한 손 전 지사는 18대 대선을 앞둔 2012년 9월 민주당 경선에 도전했지만 문재인 후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쓴잔을 마셨다. 그는 정치적 부활을 꿈꿨으나 설상가상으로 지난 2014년 7·30 재보선에서 패배,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전남 강진에서 칩거 생활을 했다.

 

그러던 손 전 지사는 지난해 10월 ‘제7공화국 건설’을 주창하며 정계 복귀를 선언하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이후 국민주권개혁회의를 출범해 독자세력화를 모색한 손 전 지사는 지난 2월 패권정치를 종식시키겠다며 국민의당에 전격 합류, 세 번째 도전에 나섰으나 조직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 패배했다.

 

일각에서는 손 전 지사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데 그쳤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손 전 지사의 목표가 대통령보다는 제7공화국 건설에 맞춰져 있는 만큼 향후 대선 정국에서 더욱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손 전 지사가 정계 복귀 당시 “제가 무엇이 되겠다는,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손 전 지사는 본선에 대비한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공동선대위원장 또는 선대위 고문을 맡아 개혁세력 규합 등을 통한 정계개편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가 자강론을 외치며 독자노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손 전 지사가 개혁세력을 흡수하는 방식을 통해 대통합을 이뤄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손 전 지사는 이날 “개혁공동정부를 세워 개혁정치를 통해 체제를 교체하고 삶을 교체하는 길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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