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국가의 명칭으로서 중국은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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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중국에 존재하였던 국가의 명칭을 살펴보면 전설상의 나라인 삼황오제로 시작하여, 고대의 하·은·주, 분열의 춘추전국시대, 최초의 통일왕조 진을 거쳐서 중국의 원형인 유방의 한, 그후 삼국지의 위진남북조를 거쳐, 수·당·송·원·명·청을 지나 대만으로 밀려난 장제스의 중화민국과 마오쩌둥의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되었다. 

중국이 중회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약칭으로는 불렸지만 정식명칭으로 사용한 시대는 없었다. 이처럼 중국인들이 스스로 즐겨 부르는 ‘중국’은 역사상 존재한 국가가 아니라 1만리의 지리적 강역, 끊이지 않는 5천년의 문화를 통칭하여 상당한 자부심이 묻어나는 지리·문화적 개념의 국가 명칭이다.

 

역사상 ‘중국’이라는 말은 주나라 무왕이 상나라를 멸망시키고 건국하는 과정에 문헌으로 처음 등장한다. 글자를 나누어보면 ‘中’은 영도자가 중심에 위치하여 커다란 깃발로 사방의 군대를 지휘하는 지리적 개념에서 불편부당 하지 않고, 주변 및 바깥과 구별되는 문화적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國’은 여러 가지 개념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내용은 백성이 무기를 들고 수호하는 영토를 표시한다. 이처럼 중국의 최초개념은 중간 위치에 있거나 혹은 중앙에 있는 성과 토지를 말한다. 이런 연유로 주나라는 상을 멸하고 그 당시 중심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낙양에 도읍을 정하였고 그 이후 하남성은 ‘中原’이라고도 부르게 된다.

 

1840년 아편전쟁이후 약 100년간의 외세침입을 극복하고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설하였고 최근 세계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중국을 건설하자는 프로젝트가 바로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은 한족이 주축이 되고 55개 소수민족의 문화가 어우러져 다양성이 빛을 발해 이루어진 통일 국가이듯이 중국이 진정한 세계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면 자연스럽게 물처럼 흐르는 문화현상을 인위적으로 차단하거나 거부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중국’이 되기 어렵다. 일찍이 ‘정관지치’를 이룩한 당 태종 이세민은 주변 국가의 중심리더라는 의미로 ‘天可汗’으로 추대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문화에 대한 광대한 포용성에 있다.

 

지리중국에서 문화중국으로 발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공맹지도로 통칭되는 유학이다. 중국의 전통문화라고하면 바로 연상되는 것이 공자로 우리에게 시서예악이 무엇인지 제대로 전수 하여 주었고 약 2천500년간 공자의 가르침대로 한중간에 지속적인 문화교류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시서예악을 중시하는 중국문화의 기초위에 미국문화를 받아들여 발전시킨 것이 ‘韓流’이다. 이런 한류 문화는 한중FTA, 일대일로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며 한중 양국의 문화를 한층 더 발전시켜왔다. 돌이켜 보면 한류의 성과는 곧 중국 문화의 성과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문화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하여 인위적으로 한국의 문화를 제한하는 ‘한한령’이 점차 그 도를 넘어 위험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한중수교 20여 년 만에 폭발적인 경제교류의 원천은 수천년간의 문화교류에 그 뿌리가 있듯이 향후 한중 관계도 그 중점이 정치군사중국이 될 것인지 아니면 계속 지리문화중국이 될 것인지 향후의 대응이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정학 한·중경제문화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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