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못먹고 소방차도 못들어와… 분당에 이런 곳이

동원동 ‘안골마을’ 40여 가구 지하수 중금속 오염 생명위협 ‘상수도 개설·진입로 확장’ 청원
귀막은 시의회, 속타는 주민들 市 “도시개발 통해 해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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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천당 아래’ 마을이라는 ‘분당’에 살고 있는데, 수돗물 혜택도 못 받고 소방차도 못 들어온다는 게 말이 됩니까?”

 

성남시 분당구 한 마을 주민들이 지하수 오염으로 식수원에 대한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마을 진입도로는 편도 1차선에 불과해 화재나 위급 상황 발생 시 소방차나 구급차 진입마저 어려워 주민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어 총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1일 시와 속칭 ‘안골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분당구 동원동 206 일원 40여 가구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안골마을은 지난 2000년 초 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고 착공, 마을이 일부 형성됐다. 주민들은 식수 등으로 10여년 간 지하수를 사용해 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하수가 오염돼 음용수로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주민들은 “지하 우물물을 식수 및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세균이나 비소 등 중금속이 검출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생명을 위협하고 있고 집단 식중독 등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상수도를 빠른 시일 내 개설해 주고 진입도로를 확장해 달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청원을 최근 시의회에 접수했다. 그러나 시의회가 지난 6일 집행부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이유로 애초 12일 간이던 회기를 하루로 단축한 뒤 안건 심의 없이 산회, 사실상 ‘보이콧’선언으로 파행 운영되면서 주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안영두 안골마을 회장은 “안골마을은 100만 명의 대도시인 성남에서도 복지사각지대로, 기본적인 생활 혜택도 못 받고 소외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하수로 생활해왔는데 최근 비소가 검출돼 생수를 사먹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마을입구 일부 도로가 1차선이어서 화재 또는 위급 상황 발생 시 소방차나 구급차 등이 들어오지 못해 그야말로 주민들 안전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민 A씨는 “그동안 주민들은 시에 상수도 설치를 요구하는 등 대책 마련을 호소했으나 ‘나 몰라라’식으로 수년째 주민들의 고통에 귀 기울여 듣지 않고 있다. 비소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TO)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만큼 시는 최우선으로 사업비를 확보, 상수도를 공급해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현재 안골마을은 보존녹지지역으로 앞으로 시가화 예정용지여서 올해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통해 개발 관련 용역비를 세워 놓은 상태”라며 “주민들이 호소하는 상수도 및 도로 불편 등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도시개발을 통해 해결하도록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남=문민석ㆍ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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