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농업기술원 ‘벼 직파재배’ 확대] 못자리 없는 벼농사로 경쟁력 ‘쑥’… 경기米 풍년 부른다

볍씨 직접 논에 뿌려… 일손부족 덜어 노동시간 최대 65%·생산비 15% 줄여
올해 100㏊서 직파재배 시범사업 운영 전담지도사 배치해 현장기술지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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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앙기로 무논점파하고 있는 모습. 무논점파는 노동력을 30% 이상 줄이고 재배기술은 기계 모내기와 비슷해 쌀 생산비 절감에 주요 기술로 꼽힌다.
쌀 가격 폭락과 쌀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생산비 절감은 농업인에게 숙원이 됐다. 특히 농촌인구 고령화, 영세화로 경영비를 줄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쌀 생산비를 15% 이상 줄이는 벼 직파재배법을 확대 하고자 12일 농협 경기지역본부와 공동으로 연시회를 열고 보급에 나섰다. 경기미와 농업인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열린 ‘벼 직파재배 교육 및 생력재배 연시회’를 통해 생산비 절감방법과 직파재배 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 확대되는 벼 직파재배…농가소득 보완 기대

이번 교육은 쌀 생산비를 줄이는 벼 직파재배를 농가에 적극적으로 보급해 쌀 가격 하락에 대응하고 농가 소득을 보완하고자 마련됐다. 

도농기원은 이날 연시회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논을 정밀하게 고르는 방법을 선보였다. 또 트랙터부착 파종기ㆍ승용 직파기ㆍ무인헬기 등을 이용한 유형별 직파재배 기술, 무인보트를 이용한 방제기술 등을 시연해 호응을 얻었다.

 

도농기원에 따르면 벼 직파재배 기술을 이용하면 기계 이앙 재배법과 비교해 노동시간은 최대 65%, 총 생산비는 15% 이상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직파재배는 지난 1995년 5천500ha에서 2014년 1천513ha로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벼 직파재배기술은 논에 못자리를 설치하지 않고 볍씨를 직접 논에 뿌려 벼를 재배한다. 물에 물을 뺀 상태에서 골을 내 점점이 파종하는 ‘무논점파’, 마른 논에 파종하는 ‘건답점파’, 논에 물을 채운 상태에서 손이나 비료살포기 등으로 파종하는 ‘담수산파’가 있다. 최근 무인헬기를 이용한 ‘무논산파’ 기술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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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무논점파는 논물을 뺀 상태에서 골을 내며 점뿌림하는 기술이다. 분답 준비가 이앙작업과 같으며 점뿌림에 따른 입모향상과 도복경감으로 안전성이 높다. 다만, 새 피해가 일부 발생하며 종자 싹 틔우기 길이가 길면 파종 곤란하다는 단점이 있다.

 

건답점파는 마른논상태에서 트랙터 부착점파기를 이용해 파종, 흙덮기하고서 2~3엽일때부터 담수해 재배한다. 파종작업이 간편해 작업 효율이 높고 점뿌림하고서 흙으로 덮기에 새 피해가 적다. 비가 오면 파종 작업이 곤란해 파종기에 가뭄 시 발아나 모의 생육이 불량하며, 잡초 및 잡초성벼 발생이 많아지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볍씨부착 생분해 비닐을 이용한 건답점파는 생분해 비닐에 볍씨를 부착해 마른논에 전용피복기를 이용한다. 

특히 잡초성 벼(앵미) 발생 억제 및 제초제 미사용으로 친환경 재배에 유리하다. 담수산파는 분의 소독한 종자 침종 후 싹 틔우기 직전의 종자에 규산(철분)분말을 코팅해 논 정지작업 직후 손이나 비료살포기 등을 이용 파종하는 기술을 뜻한다. 

파종작업이 간편해 이앙재배와 비교하면 70% 이상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다만, 종자 몰림 현상으로 입모 불균일, 눈 그누기시 새 피해, 도복 우려 등이 크다.

 

■ 노동력 30% 이상 절감, 벼 무논점파 재배기술…논두렁 정비+물관리 필수

직파재배 가운데서도 육묘∼이앙 노력을 30% 이상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벼 무논점파 재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무논점파 재배기술은 기계 모내기와 수량, 쌀 품질이 비슷하고 성공률은 높였다. 

기계 모내기처럼 로타리 및 정지작업을 하고 무논점파 이앙기를 이용해 파종한다. 벼 무논점파 재배는 특히 무논 상태에서 5∼7립의 종자를 균일하게 점뿌림해 입모가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앵미(잡초성벼) 발생억제와 도복을 방지하는 등 그동안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한 새로운 기술로 평가받는다. 직파라는 점이 기계 이앙과 다르지만 수량성, 미질, 잡초성벼 발생 등이 기계 이앙 벼와 비슷해 생산비 절감을 위해서는 확대해야 할 벼농사의 주요 기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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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벼 무논점파할 논은 모래땅은 좋지 않고, 볏짚이 있는 경우 가을갈이를 하는 게 좋다. 가을갈이를 못하면 해동하고서 일찍 논갈이를 하고 물을 넣어 썩힘을 촉진하는 게 중요하다. 정지작업은 평탄하게 해야 입모율과 제초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논두렁을 정비해 파종 직후 옆 논에서 물이 들어오지 않게 해야 한다.

 

무논점파의 10a당 비료사용 기준량은 질소 9.0, 인산 4.5, 칼리 5.7㎏이다. 토양특성 및 지력에 따라 가감하면 된다. 1차 제초제 살포는 로타리 작업 직후 등록된 제초제를 골고루 뿌리고 5일 이상 논물이 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종자는 수매 등을 고려해 알맞은 품종을 10a당 4∼5㎏가량 준비한 후 균일파종이 가능하도록 까락을 제거해야 한다. 소독과 볍씨 담그기를 한 후 볍씨발아기 등으로 싹길이가 1~2mm 정도 되도록 기르고, 파종할 때 볍씨에 물기가 많으면 균일파종이 되지 않아 싹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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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종 적기는 5월 1~20일 사이가 적당하다. 이 기간에 기상예보 등을 참고해 비가 오거나 갑자기 저온이 되면 파종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 특히 논의 정지작업이 잘되지 않아 물이 고여 있는 곳은 물을 빼고 파종해야 한다.

 

파종이 완료되면 물이 잘 빠지도록 물고랑 및 물꼬를 정비하고 논두렁을 확인해 비가 내리거나 물이 들어와도 즉시 배수가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벼가 5㎝ 내외로 자랄 때까지 파종 후 10~15일 동안 물을 대지 말고 관리해야 한다. 이 시기에 가뭄이 지속해 생육에 지장이 있으면 골에만 물을 댔다가 빼주는 작업을 한다.

 

전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벼가 5 이상 자란 상태에서 물을 넣고, 2~3일 지나 논물 높이를 5㎝ 내외로 조절한 후 2차 제초제 처리를 해야 하는데, 전용제초제를 골고루 살포한 후 1주일 이상 논물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가지치기 거름은 벼잎이 5매 정도 나왔을 때 나누어 주고 이후에는 일반 기계 이앙 논과 같이 관리하면 된다.

 

■ 도농기원, 직파 재배면적 확대로 경기미ㆍ농가 경쟁력 확보

도농기원은 올해 100㏊의 논에서 직파재배 시범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와 업무협약을 통해 농협이 운영하는 직파재배 시범단지 70㏊에도 전담 지도사를 배치해 현장기술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도농기원은 이날 열린 ‘벼 직파 재배 교육 및 생력 재배 연시회’에서 직파재배 기술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를 뒷받침했다.

행사에서는 이문희 한국직파농업협회 이사장이 ‘직파재배 핵심 재배기술’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으며 벼 직파 재배를 하는 농업인이 직접 사례 발표를 해 이해를 높였다. 또 유형별 벼 직파 및 생력재배기술 화판 설명, 유형별 생력재배 연시, 종합 토론 등 교육과 토론이 이어졌다.

 

김순재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지난해 1천810㏊에 머물렀던 직파재배 면적을 올해는 1천900㏊로 확대하고 2023년에는 3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농가 실정에 맞는 농법을 선택해 파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직파재배 기술을 지속적으로 보급해 경기미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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