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무하는 네거티브… 역대 대선 네거티브 어땠나

이회창, 아들 병역비리 의혹 ‘결정타’
정주영은 불법 도청으로 역풍 맞기도

각 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된 가운데 후보들과 관련된 의혹이 어김없이 대선판을 달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부인 김미경 씨의 교수 채용 특혜 의혹 등이 속속 불거지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네거티브는 선거의 당락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역풍을 맞거나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소멸된 사례도 있었던 만큼 결과가 주목된다.

■이회창, 아들 병역비리 의혹…문재인, 노무현의 ‘NLL 포기 발언’ 곤욕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15대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 16대에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연달아 패배한 배경에는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이 결정적이었다.

 

15대 대선 당시 ‘이회창 대세론’이 이어지던 가운데 김대업 전 병무 하사관은 전태준 전 국군의무사령관이 이 전 총재의 아들 정년 씨의 신검 부표를 파기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 ‘병풍(兵風)’ 논란이 일었다. 결국 이 전 총재는 당시 DJP연합 후보인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16대 대선에서는 더 큰 ‘병풍’이 이 전 총재를 덮쳤다. 김 씨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1997년 대선 직전 이 전 총재 아들의 불법 병역면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병무청장과 이 전 총재 측이 수차례 만났다고 주장한 것이다. 대선 2개월여를 앞두고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지만 이 전 총재는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곤욕을 치렀다. 결국 ‘안보관’ 논란에 발목을 잡힌 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했다.

■네거티브 했다가 ‘역풍’

네거티브가 오히려 역풍이 된 적도 있었다. 14대 대선 때 있었던 ‘초원 복집’ 사건이 대표적이다. 김기춘 전 법무장관 등 여권 인사들이 부산시장 등 지역 기관장을 부산의 초원 복집으로 불러 지역감정을 자극해 영남권 득표율을 높이자고 논의했다.

 

국민당 정주영 후보 측은 이를 도청한 내용을 공개했지만 오히려 불법 도청에 대한 도덕적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는 영남과 보수 유권자 결집 효과로 이어져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의 지지도가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16대 대선에서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장인이 과거 빨치산으로 활동한 경력을 들어 ‘색깔론’ 네거티브가 제기됐다. 이에 노 후보는 오히려 “알고 결혼했다. 한참 전에 있었던 일로 내가 내 아내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냐”고 호소, 판세를 뒤집었다.

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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