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전직 해경 간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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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 부활과 인천환원을 위한 여·야·민·정 합동 토론회가 지난 7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렸다.

 

인천의 여야 정치권과 시(市), 40여 개의 시민사회 단체가 함께 해양경찰청 해체와 해양경비안전본부의 세종시 이전 부당성과 위법성, 이에 따른 문제점들을 공론화하면서 대선 후보들의 선거 공약으로 채택되도록 촉구하기 위해 개최된 뜻깊은 자리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해양경찰은 세월호 참사 이후 충분한 검토 과정 없이 해체되어 2014년 11월 국민안전처 소속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축소 재편되었다. 해경의 수사·정보 기능 상당부문은 타부처로 이관되었다.

 

해양경비안전본부의 세종시 이전도 국회가 예산을 세우지 않았지만 편법으로 예비비를 편성하여 이전을 강행한 바 있다. 배가 산으로 올라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가 안보와 해양주권수호라는 매우 중요한 헌법적 가치를 정치적·행정 편의적·졸속적으로 처리한 전형적 사례로 남았다.

 

참석자들은 현행 국민안전처 체제로는 해양경비 본연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며 해양경찰 부활과 해양경비기능 강화, 그리고 해경 본부의 인천 환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일본이 해양경찰기능을 대폭 증강하고 있는데 반해 오히려 축소시키는 우리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토론회 마지막 순서로 방청석 의견을 듣는 자유 발언시간이 있었다. 방청석에는 해경퇴직자 모임인 해경 경우회 회원들이 다수 참석하였는데, 그 중 한 분의 발언이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그는 평생 바다를 지킨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한 전직 해경간부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이어가지 못하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어려운 여건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해온 수많은 전현직 해경대원의 자부심과 사명감이 큰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해경대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어 너무나 안타깝다고 그는 말하였다. 자리를 함께 한 해경 경우회 회원들도 하나같이 비감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물론 그동안 해경의 기능과 업무수행에 왜 문제가 없었겠는가. 잘못된 관행도 있었을 것이다. 해양경찰 해체를 동정하려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러나 해상 근무의 특수성과 어려움을 역지사지하면서 좀 더 신중하게 조직 개편이 이루어졌다면 해경 퇴직 간부가 눈물을 흘리는 일은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무릇 국가는 어려운 곳에서, 어두운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열정과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베풀어야 한다. 그래야 어려울 때 힘을 합치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해경 퇴직 간부의 눈물을 보면서 문득 오늘날 우리 사회에 곳곳에서 성실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일의 본질보다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지엽적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본질을 왜곡하는 사례는 또 얼마나 많은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누가 대통령이 되던 해경 부활과 해양 기능의 강화는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해양경찰본부가 현장과 떨어진 내륙에 있다든지, 해양경찰 수요가 빈번한 곳을외면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성실한 사람들이 사명감과 자부심을 잃지 않도록 지도자들의 세심한 배려가 너무나 필요하다.

 

유필우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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