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직장인들의 마음은 벌써 설렌다. 근로자의 날,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등 징검다리 공휴일에 연차를 활용하면 대기업은 최장 11일까지 휴가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엔 ‘남의 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제품 납기와 매출 등을 이유로 쉬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5월 황금연휴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직원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황금연휴는 먼일…중소기업 납품 일정 탓에 빨간날 근무하기도
17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업체들은 5월 초 징검다리 연휴에도 제품 납기와 매출 등을 이유로 쉬지 않을 예정이다. 5월 1일(근로자의 날), 3일(석가탄신일), 5일(어린이날) 공휴일에 많아야 하루나 이틀 쉴 뿐 공휴일에 근무해야 하는 곳도 상당수다.
의정부의 A포장 회사에 근무하는 박 모 씨(43)는 “수출품을 박스로 포장하는 작업을 하는데 수출 일정을 맞춰야 해서 연휴 기간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근무해야 한다”면서 “빨간 날에 하루 쉬어봤으면 좋겠다”고 속상해 했다.
안산의 한 중소제조업체에서 일하는 김 모 씨(39)는 “납품일을 맞춰야 해 빨간날에도 쉬지 않기로 했다”면서 “대기업은 연휴라는데 중소기업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아이와 함께 지내지 못해 어린이날도 근무하는 게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연휴마저 양극화…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논의도 해야
사정이 좋은 일부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황금연휴를 즐긴다.
시화공단에 있는 공기청정기 제조업체인 위닉스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근무하는 대신 휴일 사이에 끼어 있는 평일인 5월 4일을 휴무일로 정해 5월 3∼7일 5일간 휴가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화성의 한 제약 회사는 5월 2일과 4일 공장 운영을 중단하고 직원들이 9일간 휴가를 보내도록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도 징검다리 연휴 기간 근로자들의 연차휴가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국내 여행을 활성화해 내수 진작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회원사들에 권고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연휴마저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논란도 일면서 정책적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시 공휴일에 근로자를 쉬게 하는 중소기업에는 세제 혜택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거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연구부 관계자는 “상당수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 기일을 맞추려고 연휴에도 공장을 가동할 것”이라면서 “아마 중소기업 직원 절반가량은 공휴일 이외에는 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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