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박달2동 은탑빌라 주민들 1m내 고압선 전자파 무방비 노출
두통·피부병에 정신과 처방까지 지중화 요구하며 고통 하소연
한전은 “위치 좀 더 이격 고심중”
안양시 만안구 박달2동 은탑빌라 주민들이 최근 거주지 1m 이내 2만v 이상의 전류가 흐르는 고압선 설치로 인해 전자파에 무방비로 노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고압선이 설치된 후 두통과 피부병 등을 비롯해 정신과 처방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한전과 은탑빌라 주민들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월 인근에 있는 전신주에 2만2천800v가 흐르는 2개의 고압선을 추가 설치했다. 국군정보사령부가 박달동으로 이전하면서 박달동 일원 교통난 완화를 위해 부대 진입로 확장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인근 대로변에 있던 전신주를 은탑빌라 전신주로 옮긴 것이다.
그러나 이 고압선이 은탑빌라 거주지와 불과 30㎝~1m 간격 내 설치돼 해당 고압선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인해 은탑빌라 66세대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과 스웨덴 등은 인체안전기준을 2밀리가우스(mG)로 선정했고, 네덜란드도 4밀리가우스(mG)를 기준으로 정하는 등 선진국 주요 국가의 전자파 기준은 2~4 밀리가우스(mG)로 규정하고 있다.
2밀리가우스(mG)가 초과된 전자파에 노출되면 소아 백혈병과 성인 급수 골수염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은탑빌라 주민들이 이달 초와 지난 18일 고압선과 가장 이격거리가 가까운 4동(10세대)을 대상으로 실내에서 전자파 측정기를 통해 측정한 결과, 401호 7밀리가우스(mG), 402호 6밀리가우스(mG) , 302호 4.1밀리가우스(mG) 등의 전자파가 측정됐다.
특히 201호는 17밀리가우스(mG)가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해당 주민은 고압선이 설치된 후 신경안정제 약까지 복용 중이며 102호 주민은 올 초부터 팔과 목, 다리 등에 심각한 피부병을 얻고 의사로부터 자기장으로부터 유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의 소견도 받은 상태다.
주민 B씨(60ㆍ여)는 “창문을 열면 2만v가 넘는 전류가 흐르는 고압선이 바로 코 앞에 있다”며 “고압선 설치 이후부터 두통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을 정도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은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며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전은 고압선 위치를 30㎝ 정도 이전시키는 방안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아직 지중화계획은 없다”며 “단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전선 위치를 좀 더 이격시키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안양=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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