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학생 행복’ OECD 꼴찌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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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생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세계 꼴찌 수준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가 나왔다. OECD가 지난 21일 공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5년 학생 행복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 지수는 10점 만점에 6.36점을 기록했다.

 

이번 행복도 조사는 2015년 OECD가 각국 만 15세 학생들에게 자기 삶의 만족도를 0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OECD 35개 회원국을 비롯해 모두 72개국이 참여했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나라는 멕시코로 8.27점을 받았다. 이어 핀란드(7.89점), 네덜란드(7.83점), 아이슬란드(7.80점), 스위스 (7.72점) 순이었다. 한국 학생들의 만족도 지수는 OECD 회원국 평균(7.31점)보다 낮았다. 한국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한 회원국은 오랜 반정부 시위로 정국이 불안한 터키(6.12점) 뿐이었다.

 

한국 학생의 22%는 가장 낮은 만족도를 뜻하는 4 이하 점수를 줬다. 이는 OECD 평균(12%)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또 한국 학생의 75%는 ‘학교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것에 대해 걱정한다’고 답해 OECD 평균(66%)보다 9%p 높았다. 한국 학생들의 학업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 학생들의 학습 성취 욕구는 다른 국가에 비해 높았다. ‘무엇을 하던 최고가 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이 80%에 달해 OECD 평균(65%)보다 높았다. ‘반에서 가장 잘하고 싶다’는 응답도 82%로 역시 OECD 평균(59%)을 훨씬 넘어섰다.

 

학습 성취 욕구는 높지만 삶의 만족도는 낮은 학생들, 한국의 교육 현실이다. 어릴 때부터 입시 경쟁에 내몰려 사교육에 파김치가 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안쓰럽다.

 

한국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 역시 OECD 국가 중 꼴찌라는 보도가 있었다. 교사도 학생도 행복하지 않은 나라, 우리 교육에 큰 문제가 있는게 틀림없다.

 

학생들이 왜 행복하지 않은지 부모와 학교, 사회가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5ㆍ9 대선에 나선 대선 후보들이 하나같이 공교육을 정상화 해 사교육을 줄이겠다고 한다. 복잡한 대학입시 제도가 사교육을 부추긴다며 제도의 간소화를 공약했다. 늘 말뿐이라 얼마나 달라질 지 모르겠다.

 

학생들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 이들이 어른이 된다고 행복할까. 학생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고민과 대책이 절실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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