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한 엔엘에스 대표 “대낮에도 깜깜한 반지하방에 봄 햇볕 선물”

자연채광장치 개발·신기술 지정
반지하 거주 이웃에 무상 지원
‘집 고쳐주기’ 봉사활동도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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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한줄기 마음껏 쬐어보는 것이 모두에게 당연한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한없는 간절함 일 수도 있습니다.”

 

반지하방에도 햇볕이 들 수 있도록 ‘자연채광장치’를 무상 지원하고 있는 ㈜엔엘에스 김승한(50ㆍ사진) 대표는 반지하에 사는 이웃들이 동등하게 햇볕을 누릴 권리를 갖게 함으로써 어려운 이웃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기업인이다.

 

자연채광장치는 건물 옥상에 설치된 거울이 태양을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며 다른 반사경을 통해 빛을 전하는 방식으로, 건물이 밀집돼 낮에도 빛이 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곳에서도 창문을 통해 태양광을 유입시키기 때문에 마치 햇빛이 직접 실내로 유입되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효과를 낸다. ㈜엔엘에스의 자연채광장치는 지난 2015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기술을 지정받았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해 우주항공과 빛과 진동이 사람에게 전달되는 생기는 변화 등에 관한 연구를 하던 그가 자연채광장치를 개발하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김 대표는 집짓기 봉사단체 ‘해비다트’에서 활동한 데 이어 지난 2008년부터는 매주 한 가구를 선정해 봉사자들과 함께 장판을 교체하고 도배 일을 돕는 집 고쳐주기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봉사 현장에서 만난 홀몸 어르신들과 저소득가구 대부분이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들에게 빛을 전해 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현재의 사업으로 이어진 것.

 

김 대표는 “햇볕을 쬐지 못하면 비타민 D가 부족해 우울증이 심각해질 수 있고 생체리듬이 저하되고 수면과 각성 주기가 엉키기 때문에 홀몸노인은 더욱 위험하다”며 “자연채광장치를 설치하면 집안에 햇살이 들어오면서 일조권 침해 문제 해결은 물론 노인들의 우울감을 완화하고 겨울철 난방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2006년 성남에서 회사를 차렸지만, 제품 상용화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자금난에 어려움을 겪으며 같이 동고동락하던 직원들을 내보내야 했다. 혼자 오피스텔 생활을 하면서도 봉사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잡념을 털어버리려고 집 고쳐주기 봉사에 이어 20여 명의 선생이 함께하는 야학에도 참여해 수학을 가르쳤다. 

지난 2014년 사업체를 광주시 오포읍 문형리로 이전하면서 회사의 위상과 경영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연채광장치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기술을 지정받으면서 회사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게 됐고 그 덕분에 주주들로부터 안정적인 투자를 받게 됐다. 지난해 약 8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에는 15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까지는 업계에 제품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며 “제품이 뛰어나다는 것을 건설업계에서는 인지하고 있어 3~4년 내로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엔엘에스의 자연채광장치는 소형과 중소형 등으로 제작되는데 처음부터 소형 제품 200대는 판매용이 아닌 저소득 가구 무상설치를 목적으로 제작했는데 올해는 10~15대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제한된 인원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설치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지자체에서 추천을 받고 향후 사내에 무상설치 전담반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광주=한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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