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기름값 천차만별 왜?… 저장탱크 따라 ‘널뛰기’

저유가때 대량 구매후 ‘박리다매’ 대용량 갖춘 업소 연일 문전성시
인접 주유소간 ℓ당 최대 370원 差 소용량 주유소 가격 경쟁서 밀려

인천지역 주유소들이 기름 저장탱크 용량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7일 유가정보 사이트인 오피넷(opinet)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 주원사거리 인근 주유소 3곳은 보통휘발유 기준으로 소비자 판매가격이 ℓ당 1천397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연수구 원인재역 인근 주유소 2곳은 1천748원씩 받고 있다. 계양구에 있는 또 다른 주유소는 ℓ당 1천769원으로 인천지역에서 가장 비싸다. 비싼 곳과 저렴한 주유소 간 가격차이가 370원 이상이 나고 있는 것. 

주유소 관계자들은 가격차이가 이처럼 큰 이유가 ‘주유소 저장탱크’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대형 저장탱크를 가진 주유소들은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 기름값이 쌀 때, 저장탱크에 가득 채운 후 값이 오르면 약간의 돈을 얹혀 팔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 주유소들은 한번에 수십억 원 어치까지 저장탱크에 가득 기름을 채운다. 기름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구매해도 값이 더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름 값이 오를 조짐이 보이면 정유사 직원들이 미리 “곧 오더(order) 금액이 잠긴다”라고 귀띔을 해주기 때문이다. 조만간 기름 값이 오를 것이란 의미의 은어다. 

이와는 달리 소규모 저장탱크를 갖고 있는 주유소들은 유가 변동에 따라 소비자가격을 맞출 수밖에 없다. 보통 이들의 저장탱크 용량은 100∼200드럼 정도에 불과하다.이 때문에 공급받는 가격에 상관없이 수시로 정유사에 구매를 해야 소비자들에게 다시 되팔수 있다. 저장탱크 용량에 따라 매출액에 있어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커지고 있다. 

실제 남동구의 한 주유소는 종업원 없이 ‘셀프 주유소’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ℓ당 1천397원에 팔고 있어 주유하려는 차들로 매일 북새통을 이룬다. 반면, 인근에 있는 다른 주유소는 1천580원에 팔고 있어 이곳을 찾는 차량은 가끔씩만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기름을 넣으려다 가격표를 보고 다시 되돌아 나가기도 한다. 소형 저장탱크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저장탱크가 큰 주유소들은 쌀 때 몽땅 사놓았다가 비쌀 때 약간의 프리미엄만 붙여 팔아도 이익이 많지만, 우리 같은 동네 주유소들은 싸든 비싸든 무조건 사서 팔아야 해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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