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섬 지역 만성적 식수난, 당국 보고만 있나

인천시의 위민(爲民)행정이 겉돌고 있다. 소연평도·소청도 등 섬 지역 주민들이 수년째 만성적인 물 부족 사태로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행정기관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특히 올 들어 시작된 가뭄이 지속되면서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데다 관정 지하수마저 고갈돼 주민들이 겪는 식수난 고통과 불편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오랜 가뭄으로 대지가 타들어 가는데, 먹는 물까지 바닥났으니 섬 지역이 삭막하기 이를 데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늑장 행정 때문에 주민들의 목 타는 고통을 신속하게 해소시키지 못하고 있으니 공무원들의 느림보 직무행태가 한심스럽기만 하다. 최근 항의 차 인천시를 방문한 소연평도 주민들은 그동안 참았던 울분부터 토했다.

주민들은 수년째 겪는 물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대책마련을 끊임없이 촉구했지만 허사로 끝나 물 부족 사태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연평도엔 현재 125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은 2015년 관정 제한급수 이후 페트병에 넣은 수돗물을 인천에서 실어 나르는 급수선에 의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먹는 물 사정이 이 지경이니 생활용수난은 말할 것도 없다. 목욕은 물론 세면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화장실 사용조차 여의치 못하다고 푸념하고 있다. 밀린 빨랫감은 인천 등으로 보내 해결하고 있다. 이처럼 물 부족으로 인한 주민들의 생활불편과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당국으로선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섬 지역에서 기존 관정이 오랜 가뭄으로 고갈됐다면 수맥을 다시 찾아 지하수를 추가 개발하거나 해수담수화 사업을 그 어느 것보다 우선해서 시급히 추진했어야 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상수도사업본부의 긴급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주민들이 생고생을 하고 있는 거다. 소연평도 주민들에게 필요한 하루 물 수요량은 25~30 t이다. 그렇다면 당국은 서둘러 주민 수요에 맞게 대책을 세웠어야 옳았다. 그러나 그동안 뭘 하고 있었기에 2016년 9월부터는 관정 지하수를 2일에 한번 30분 동안 10 t만 급수하고 하고 있다.

당초 인천상수도사업본부는 2016년 주민들과의 회의에서 관정의 노후관로 교체·해수담수화 시설 설치 등 8가지를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이행된 건 하나도 없다. 섬 주민들이 극심한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제야 겨우 시 관계자가 3일 간격으로 30톤을 급수하고 올 10월까지 해수담수화 사업을 끝내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주민들은 미심쩍어 한다. 당국은 또 허언이 되지 않도록 섬 주민들의 고통 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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