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편집·자막 삽입해 홍보 활용 ‘팩트 체크’로 상대 주장 집중 비판
일부 후보 토론회 발언 해명하기도
3일부터 19대 대선의 이른바 ‘블랙아웃’(여론조사 공표금지)이 시작된 가운데 각 당 대선후보 측은 지난 5차례의 TV토론에서 치열한 격론을 벌였던 영상 등을 SNS를 통해 집중 퍼트리며 본격적인 공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상대 후보를 곤혹스럽게 한 부분을 집중 편집하거나 자막을 삽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고, 일부 후보는 ‘팩트체크’를 통해 상대 후보 주장이 잘못된 점을 집중 비판하고 있다.
‘주적’ 논란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홍보 영상 주제로 많이 올라 있다. 지난달 19일 토론에서 유 후보는 “북한이 주적인가”라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물었고, 문 후보는 “그런 규정은 대통령으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범보수 정당을 중심으로 문 후보의 안보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는 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이라고 명시돼 있는 지에 대한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지난 2일 토론회에서도 주적 논란이 또 한 번 불거졌다. 이번엔 홍 후보가 “북한이 주적이냐”고 재차 묻자 문 후보는 “군사적으로는 북한이 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통일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어이가 없다. 그래서 국군통수권을 어떻게 행사할 것이냐”며 날을 세웠다.
‘사드’는 토론회 때마다 격론을 펼쳤고,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일 토론회에서“아무런 절차적 정당성도 없는 사드 배치는 안보가 아니라 국민의 짐이 됐다”면서 “성주에 한 번 가보세요, 이게 나라인가”라고 일갈하는 영상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사드배치와 관련해 집중 공격을 받아 온 문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미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배치 비용 청구 발언을 들며 “사드 배치를 국회에서 살펴보고 따져봐야 한다”며 다른 후보들에게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가능성이나 점검 차원에서 얘기를 한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한국당 홍 후보도 “좌파정권이 들어오면 그렇게 (비용청구) 하겠다는 것”이라고 맞받아쳤으며, 바른정당 유 후보 역시 “국민생명을 보호하는 무기를 갖고 미국 대통령의 실언 내지 의도된 발언 하나를 꼬투리 잡으면 안 된다”며 공방을 벌였다.
‘동성애’에 대한 후보들의 발언도 팩트체크가 이어지고, 일부 후보가 발언을 해명하는 등 논란이 됐다. 문 후보는 지난달 25일 토론회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나’라는 홍 후보의 물음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에 홍 후보는 동성애 반대에 대한 입장을 재차 물었고, 문 후보는 “동성애를 합법화할 생각은 없지만 차별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후 “TV 토론에서 했던 저의 발언은 군대 내 동성애에 대한 반대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경제와 노동 분야의 노하우가 풍부한 바른정당 유 후보와 정의당 심 후보는 TV토론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TV토론 후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당초 지지율이 워낙 낮아 상승 후에도 약체 후보를 면하지 못했지만 두 후보의 TV토론 영상은 대부분 수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또한 ‘1강’ 후보로 TV토론에서 다른 4명의 후보에게 집중 공격을 받았던 민주당 문 후보는 TV토론 후 팩트체크를 통해 집중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8일에는 오후 10시 TV토론이 끝난 뒤 5분 만에 바로 상대 후보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팩트체크 자료를 내는 민첩함을 보이기도 했다.
김재민·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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