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미세먼지 나쁨’때 야외수업 불안하다

인천지역 일부 학교의 미세먼지 위해성(危害性)에 대한 인식부족이 심각하다. 교육부가 갈수록 악화하는 미세먼지로부터 학생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실무 매뉴얼을 마련 일선학교에 시달했는데도 일부 학교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많아지면서 야외수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민원이 쇄도하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 이상인 날엔 학교와 유치원의 야외수업을 중단케 했다.

교육부는 원래 환경부의 야외수업 자제 기준인 ‘예비주의보’ 단계 매뉴얼을 지난달 개정, 그 이전 단계인 ‘나쁨’ 수준부터 야외수업을 자제하도록 했다. 부득이 한 경우엔 마스크 착용 등 안전조치를 하도록 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한 교육부 차원의 강화책이었다. 그러나 일부 학교들은 교육부의 취지를 무시, 역행하고 있어 교육계 안팎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근로자의 날인 지난 1일 인천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강화·옹진군을 제외한 전 지역이 모두 ‘나쁨’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부평구 A초교와 서구 B여중, 남동구 C고교 등은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체육·미술 등 과목의 야외수업을 강행,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이날 국민안전처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야외활동 금지 및 수업단축 또는 휴업을 권고 했었다. 그런데 이 학교들은 스스로 학생들이 농도 높은 미세먼지로부터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했거늘 당국의 특별한 권고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한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불완전 연소물이 대기와 반응해 생기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 가는 새삼스레 강조할 필요가 없다. 미세먼지가 천식 폐질환 및 각종 암을 유발한다는 의학보고는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1990년대 초엔 프랑스에서 파리 시민 중 매년 700명 이상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빨리 사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미세먼지 입자는 코에서 잘 걸러지지 못하고 폐 깊숙이 축적되거나 혈관까지 침투하여 심혈관 질환을 일으켜 호흡기 계통이 약한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맹독물 그 자체다. 특히 어린 학생들은 호흡기 발육이 완전하지 않고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해 천식에 걸리기 쉽다.

그럼에도 일부 학교에서 교육부의 매뉴얼을 무시하고 야외수업을 강행한 건 미세먼지의 위해성을 인식 못한 무지의 소치다. 위해성을 알고도 강행했다면 위험한 만용이다. 앞으로 일선학교들은 당국에서 발표하는 미세먼지 농도와 위험 정도 등의 정보를 정확히 인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만 한다. 물론 환경부 당국이 범정부 차원에서 미세먼지 배출원 규제 대책과 함께 흡진 장비를 확충하는 등 입체적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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