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통해 학생 속마음 이끌어내
부모의 행동 아이들에 영향미쳐
학부모 상담 병행도 긍정적 효과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꽃 다람쥐 쌤(선생님)’이라는 별칭을 가진 이서하 인천 북부교육지원청 Wee(위)센터 전문상담사. 이 상담사는 우울함과 정서적 불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자살 충동, 대인관계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는 부평구 초ㆍ중교생들을 상담해주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놀이’를 통해 접근한다. 노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심리적 안정을 느껴 상담사들을 믿게 돼 상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상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그 행동을 인정하고 따라하면서 같이 놀다 보면 학생들이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하고 표정도 밝아지는 효과를 보인다는 게 이 상담사의 설명이다.
학부모의 행동이 자식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부모 상담이 병행돼야 한다는 그는 “학부모들이 학교의 소개로 Wee센터에 오게 돼 학부모 상담까지 받으라고 하면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담 후 자신이 자식을 어떻게 대했는지 인식하고 스스로 변한다면 학생들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졌지만,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고 장애인으로 못박을 수도 없는 ‘경계선 수준에 있는 학생’이 최근 늘어나는 추세지만, 학부모들은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는 걸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이 인정해야 상담도 이뤄지는 만큼 설득 과정을 거치는 것이 무엇보다 어려운 일 중 하나라고 털어놨다.
그는 상담사 초반 시절 잘해야겠다는 조바심으로 긴장을 많이 해 힘들어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어느 날 연수에서 나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야 하는 교육을 받았는데, ‘초보자가 너무 잘 하려는 생각에만 빠져 있다’라는 조언을 들었다”면서 “이에 상담방식을 바꿨더니 상담을 할 때 편해졌고 아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됐고, 인정하게 된 것도 가장 큰 효과였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학생들에게 더 좋은 상담을 해주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 상담사는 “상담만 하다 보니 ‘상담’이라는 공간에 머물러 있어 내 관점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접해 생긴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더 좋은 상담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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