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버지·어머니가 웁니다
지역 내 노인학대 건수는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인 일자리와 정년연장 등 경제적 문제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인부양도 가족이 아닌 사회가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본보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노인학대 유형과 발생원인, 그리고 노인일자리와 사회 부양시스템 마련 등 대책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인천은 전국에서도 노인학대가 가장 많이 발견되는 지역 중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7일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노인학대 문제로 상담을 해 온 지역 노인이 370여 명이나 됐다.
올해 들어서도 1/4분기에만 벌써 100여 건이 넘는 노인학대 신고가 접수돼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해당 기관에선 올 연말까지 400건은 훌쩍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노인학대 중 80% 정도는 아들이나 딸, 며느리 등 직계비속이나 친족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 더욱이 남 보기 부끄러워 노인보호기관에 신고조차 못하는 사례까지 따지면, 드러난 수치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인학대는 신체적 학대와 언어·정서적 학대뿐 아니라 재정적 학대, 부양의무자가 책임이나 의무를 거부하는 방임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전체 학대 건수 중 방임학대가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높다. 아예 부모를 외진 곳에 버리는 현대판 고려장인 ‘유기’까지 접수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에도 인천공항에 자신의 아버지를 버리고 간 아들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1호선 전철 종착역인 인천역에서 버려진 노인들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들 노인을 부랑인으로 처리할지 노인유기로 처리할지를 놓고 관련기관들 간에 행정처리를 서로 미루는 경우도 생겨났다.
노인학대 건수는 매년 5∼7%씩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노인이 전체의 70% 정도였지만, 지금은 70% 정도가 가족과 같이 살지 않고 있다. 그만큼 방임학대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희남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은 “가족들로부터 부양받지 못해 결국 방임학대로 이어지고, 자녀의 부양문제가 경제적 문제와 연결되면서 버려지는 노인들도 점점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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