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을 길러낸 어머니 초계 변씨를 주목한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라’

▲ 표지-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라
불을 끄고 떡을 썰어 명필 한석봉을 기른 어머니와 ‘맹모삼천지교’를 남긴 맹자의 어머니, 대학자 율곡을 키워낸 신사임당까지, 영웅의 뒤에는 위대한 어머니가 존재했다. 이들 어머니는 훌륭한 자식 못지않게 이 시대에도 회자되고 있다.

 

최근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라>(시루 刊)를 펴낸 박기현 소설가는 민족의 성웅 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에 100여 번 넘게 그리움을 표현한 그의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

「아침을 먹은 뒤 어머니께 하직을 고하니 “잘 가거라,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라.”하고 두번 세번 타이르시며 조금도 이별하는 것을 탄식하지는 아니하셨다.」_갑오년 1월12일 난중일기 중

작가는 ‘초계 변씨’라는 기록만 남아 있어 2년 동안 국회도서관의 서가를 시작으로 충청남도 아산, 전라북도 정읍, 전라남도 여수 등을 누볐다. 이를 통해 수집한 자료에 상상력을 동원해 완성한 것이 ‘소설 이순신 어머니’를 부제로 내건 이 책이다.

 

박 작가는 초계 변씨에 대해 ‘여장부’라 말한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아들이 모함받아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파직당하고 서울로 압송됐다는 소식에 병중인 여든셋 나이에도 서울행을 택한 것이 그 예다. 미쳐 날뛰는 파도에 뱃사람도 꺼린다는 시기에 자신을 말리는 아들과 손주들을 향해 “내 관부터 짜서 배에 실어라!”고 호령했다고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장군의 위대한 리더십의 원천이 어머니 초계 변씨의 가르침이었음을 밝히며, 무명의 어머니에게 ‘자모지처(慈母智妻)’의 화관을 씌우고자 한다. 한편 작가는 현재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겸임교수로 <류성룡의 징비>, <조선참모 실록>, <별을 묻던 날> 등의 작품을 냈다. 값 1만3천800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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